"롯데가 모셔왔대" 떠들썩…입소문난 맛집의 정체 [이선아의 킬러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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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소성'에서 '확장'으로 돌아선 런던베이글뮤지엄
스타필드·더현대서울 연이어 입점
컬리 입점 통해 온라인 판매도 나서
희소성 사라지면 인기 꺾일까 우려
![잠실 롯데월드몰 1층에 있는 런던베이글뮤지엄 매장에 사람들이 길게 줄 서 있다. (사진=한경DB)](https://img.hankyung.com/photo/202501/01.39349636.1.jpg)
'줄 서는 베이글 맛집'의 원조 격인 런던베이글뮤지엄이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기존엔 매장이 몇 안 되는 희소성을 앞세워 인기를 누렸는데, 최근 들어 온·오프라인에서 판로를 적극 확대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선 확장 전략을 펼치다가 희소성을 잃은 다른 식음료(F&B) 브랜드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베이글로 月 매출 15억원 '대박'
![런던베이글뮤지엄의 창업자이자, 인플루언서 '료'로 활동 중인 이효정 최고브랜드책임자(CBO). (사진=런던베이글뮤지엄 인스타그램)](https://img.hankyung.com/photo/202501/01.39349721.1.jpg)
런던베이글뮤지엄은 유통 대기업 사이에서도 '콧대 높은 브랜드'로 불린다. 온라인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을 오프라인 공간으로 불러모으는 게 백화점·쇼핑몰의 최우선 과제가 된 상황에서 런던베이글뮤지엄은 집객 파워가 검증된 톱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2023년 런던베이글뮤지엄이 잠실 롯데월드몰에 입점했을 때도 '롯데가 런베뮤를 모셔왔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업계에 따르면 런던베이글뮤지엄 잠실점의 월 매출은 15억원에 달한다. 패션 등에 비해 단가가 낮은 F&B 매장이 이렇게 높은 매출을 올리는 건 이례적이란 설명이다. 런던베이글뮤지엄의 운영사인 엘비엠의 실적도 급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2023년 기준 엘비엠의 매출은 360억원, 영업이익은 126억원이다.
'희소성'에서 '확장' 전략으로
하지만 작년부터 판로를 점차 확대하면서 이같은 전략이 바뀌고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해 컬리에 공식 입점하면서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 게 대표적이다. 매장에 가서 장시간 대기해야 구매할 수 있었던 제품을 이제는 '샛별배송'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구매하게 된 것이다.
런던베이글뮤지엄은 로드샵이 아닌 대형 유통업체 내 매장도 점차 늘리고 있다. 지난해 5월 스타필드 수원에 이어, 11월엔 더현대서울에도 입점했다. 최근에는 일본 진출을 위해 관련 인력 채용도 진행 중이다.인기 브랜드가 외형을 넓히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업계에선 런던베이글뮤지엄의 핵심 경쟁력인 희소성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노티드도넛, 쉑쉑버거 등 매장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다가 인기가 꺾인 사례가 이미 있기 때문이다.
엘비엠, 수천억원대 투자 나서
일각에선 이같은 전략이 투자 유치와 관련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엘비엠은 지난해부터 런던베이글뮤지엄의 1000억~3000억원대 자금 조달을 위해 주요 투자사들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 이를 바탕으로 국내외 매장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중장기적으로는 브랜드를 매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선풍적 인기를 끈 '요거트 아이스크림의 정석'(요아정)도 아라치치킨 운영사인 삼화식품에 400억원에 팔렸다. 업계 관계자는 "인기가 정점일 때 판로를 확대해 몸값을 높인 후 엑시트(투자금 회수)하는 건 브랜드의 일반적인 전략"이라며 "런던베이글뮤지엄이 확장 전략에도 인기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