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최지은, 스페인 비냐스 국제 성악 콩쿠르 우승 쾌거

지난해 9월 이탈리아 베르디 콩쿠르 우승에 이은 반년만의 승전보
소프라노 최지은과 비냐스 국제 성악 콩쿠르 입상자들 / ⓒ 비냐스 국제 콩쿠르 공식 사이트
소프라노 최지은과 비냐스 국제 성악 콩쿠르 입상자들 / ⓒ 비냐스 국제 콩쿠르 공식 사이트
24일 폐막한 비냐스 국제 성악콩쿠르에서 한국의 소프라노 최지은(34)이 우승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그란 리세우 대극장에서 열린 제62회 비냐스 국제 성악 콩쿠르는 현지 시간으로 19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됐다. 최지은은 지난해 9월 이탈리아 부세토 베르디 국제 성악 콩쿠르에서 우승한 후 반년 만에 또 한 번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을 거머줬다.

파이널 무대에서 드보르작의 오페라 <루살카>의 '달의 노래'와 베르디 오페라 <맥베스> 중 레이디맥베스가 부르는 아리아 '어서 오라, 서둘러라'를 불러 우승을 차지한 최지은은 상금 3만 유로(약 4500만원)와 함께 스페인 푸이그 재단, 바르셀로나 리세우 극장, 마드리드 왕립극장, 페랄라다 성 페스티벌 등에서 수여하는 5개의 특별상도 받았다. 다음 시즌 각 극장의 공연에 솔리스트로 초청 받는 상이다. 이번 콩쿠르의 심사위원으로는 빅토르 가르시아 데 고마르(위원장)를 비롯해 베르나르다 핑크, 마리아 굴레기나, 캐롤린 비엘푸츠, 이안 번사이드 등이 위촉됐다. 최지은에 이어 2위 미하이 다미안(바리톤·루마니아), 3위 로버트 루이스(테너·영국), 4위 이고르 추라브스키(테너·러시아), 5위 루크 노벨(테너·미국), 6위 마이클 버틀러(테너·미국) 등이 입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최지은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대회에서 큰 상을 받게 돼 정말 영광이며, 그동안의 노력과 열정이 보상받는 순간이라 감격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응원과 격려를 보내준 가족과 스승이신 소프라노 홍주영 선생님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그는 "음악은 제 삶의 가장 큰 기쁨이다. 이번 우승은 저에게 더 큰 도전과 책임감을 안겨 줬다. 앞으로도 진심을 담은 노래로 감동을 전할 수 있는 음악가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최지은은 수원대 성악과를 졸업한 뒤,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국립 음대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는 독일 코트부스 오페라 극장의 솔리스트로 활동 중이며, 지난해 해당 극장에서 오페라 <마탄의 사수>에서 아가테 역을 맡아 무대에 올랐다. 또한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에서 초초상 역으로 데뷔를 앞두고 있으며, 오는 3월 국립오페라단의 <피가로의 결혼>에서 알마비바 백작 부인 역으로 한국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비냐스 국제 성악 콩쿠르는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대회로 역대 한국인 우승자로는 소프라노 조수미(1985년), 김성은(1991년), 조경화(1996년), 서선영(2010년), 박세영(2014년), 한예원(2023년), 테너 김우경(2002년), 김정훈(2014년), 카운터테너 이동규(2006년) 등이 있다. 최지은의 우승으로 우승자 명단에 또 한번 한국 성악가가 이름을 올렸다.

우승자 최지은을 포함한 입상자들은 현지시간 26일 지휘자 다니엘 몬타냐와 리세우 대극장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바르셀로나 리세우 극장에서 입상자 연주를 갖는다.

조동균 기자 chodog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