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 85% "올 등록금 올리겠다"

총장들 "유치원보다 못한 실정
비 새도 수리조차 못해" 하소연
전국 사립대의 85%가량이 올해 등록금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서울 주요 사립대의 등록금 인상은 현실화하고 있다. 서강대 이화여대 한국외국어대 등에 이어 연세대가 지난 24일 등록금을 전년보다 4.98% 인상하기로 했다.

교육부 출입기자단이 22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정기총회에 참석한 전국 4년제 대학 총장 8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67.9%(57명)가 등록금 인상을 제안하거나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립대를 제외하면 그 비율은 더 높아진다. 설문에 참여한 61명의 사립대 총장 중 52명(85.2%)이 등록금 인상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대학들은 2009년부터 지속된 등록금 동결 기조로 대학의 재정 상황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고 있다. 염재호 태재대 총장은 이 자리에서 “교육부와 정치권이 유치원보다 못한 등록금으로 갈길 바쁜 대학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대를 포함한 거점국립대 10곳이 정부 요청에 못 이겨 등록금 동결을 결정했지만 이들도 상황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양오봉 전북대 총장은 “비가 새고 화장실 문짝이 떨어져도 수리해줄 수 없는 정도”라고 했다.

매년 반복되는 등록금 논란을 풀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으로는 ‘고등교육 재정 지원 대폭 확충’(46.4%)과 ‘인상률 법정 한도 해제를 포함한 등록금 자율화’(41.7%) 등이 꼽혔다. 올해 일몰 예정인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법 연장 및 확대가 대표적이다.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는 유치원과 초·중·고교 지방교육재정에 투입되던 교육세 세입 일부를 활용해 대학 재정에 투입하도록 한 특별회계다. 올해 말 법정 시한이 끝나는데, 교육부는 재정당국과 국회를 설득해 기한 연장을 요청할 방침이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