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AI 딥시크 충격, 전세계 기술주 강타

"거액 투자로 돌아가는 AI공급망 비즈니스모델 흔들어"
안드레센 "AI의 스푸트니크 모먼트"
딥시크 "80억원투자,저사양 칩 훈련으로 오픈AI 모델 앞서"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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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비용과 저사양 칩으로 훈련받은 중국발 인공지능(AI)의 충격이 전세계 기술주를 강타하고 있다.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개발한 AI 모델이 오픈AI의 챗GPT 성능을 앞선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의 AI 우위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또 엔비디아 등의 고사양 AI칩에 대한 높은 수요 기대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이 날 나스닥 선물 가격은 뉴욕 시간으로 이른 오전 시간에 3.2%까지 급락했고 S&P 500 계약도 오전 3시 30분 기준으로 1.9% 하락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미국 증시 개장전 거래에서 9% 급락했다. 유럽 시장에서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인 리소그래피 제조업체 ASML의 주가는 11% 폭락한 주당 626유로를 기록했다.

일본 증시에서 반도체 제조업체인 도쿄 일렉트론의 주가가 4.9% 급락했다. AI 중심 스타트업 투자자인 소프트뱅크 그룹은 작년 9월 말 이후 하루 최대 하락폭인 8% 폭락했다. 소프트뱅크 그룹은 지난 주 미국에서 오픈AI와의 데이터센터 합작 투자회사인 스타게이트에 19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대만과 한국의 기술 중심 시장은 이 날 설 연휴로 열리지 않았다.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는 오픈소스로 구축된 이 AI모델 훈련에 엔비디아의 저사양 GPU인 H800칩을 사용했으며 비용은 600만달러 (86억원) 미만이라고 밝혔다. 지난주 이 회사는 추론 모델인 r1을 출시했다. 미국의 빅테크와 오픈AI 등의 AI 기업이 엔비디아의 최고급 칩으로 통상 수천만 달러 이상을 들여 AI모델을 훈련하는 것과 비교되는 경제성이다.

이 모델은 여러 테스트에서 오픈AI의 최신 모델인 o1이나 메타 플랫폼의 라마 3 모델 성능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H800은 엔비디아가 중국에 대한 최고 사양의 AI칩 수출이 규제되자 스펙을 낮춰 중국 기업용으로 개발해 수출한 그래픽처리장치(GPU)이다.

앱 데이터 조사 기업인 센서 타워에 다르면, 딥시크의 V3모델을 기반으로 한 AI애플리케이션은 지난 1월 10일 출시 후 미국에서 인기가 급증했다. 출시된지 십여일만인 이 날 미국의 애플 앱스토어에서 딥시크의 AI 모델은 챗GPT를 제치고 평점이 가장 높은 무료 애플리케이션으로 부상했다. 벤처 투자자 마크 앤드레슨은 "가장 놀랍고 인상적인 혁신 중 하나"라고 칭찬하며 "AI의 스푸트니크 모먼트"라고 일컬었다.

AI 모델을 훈련하는데는 고급 칩이 필요하다. 미국 정부는 2021년부터 중국이 AI모델을 훈련하는데 고급 AI칩이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금지 범위를 꾸준히 확대해왔다. 이 사건으로 AI분야에서 미국의 우위와 중국의 최고급 AI 입수를 규제해온 미국의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가 효과가 없었다는 견해도 퍼지고 있다.

2023년 중국의 검색 엔진 기업인 바이두가 최초의 중국어 AI 대규모 언어 모델을 출시했으며 그 이후 중국의 수십개 기술회사가 자체 AI 모델을 출시했으나 미국 AI모델에 맞서는 성능을 가진 것은 딥시크가 처음이다. 제프리스 분석가들은 이 날 고객에게 보낸 메모에서 "현재 AI 비즈니스 모델이 하이엔드 칩과 광범위한 컴퓨팅 파워와 전력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것이 파괴적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니온 뱅캐어 프리비의 상무이사 베이센링도 “딥시크의 사례가 하이퍼스케일러의 높은 지출로 돌아가는 전체 AI 공급망에 대한 투자 전제를 흔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인터랙티브 인베스터의 시장 책임자인 리차드 헌터는 "딥시크를 미국 기반 AI 솔루션에 대한 실존적 위협으로 설명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라고 언급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