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훨씬 더 큰 관세" 위협에 달러가치 다시 강세[글로벌 관세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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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 카드를 꺼내들면서 미국 달러화 가치가 급등했다. 취임 첫주에 트럼프 대통령이 보편관세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 않으면서 한 풀 꺾였던 달러화 가치는 다시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콜롬비아를 상대로 25% 관세 부과를 위협했다가 철회했다. 이어 반도체와 의약품 등 주요 품목에 대해서도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이어 자신은 "훨씬 더 큰(much bigger) 관세"를 원한다고 거듭 밝혔다. 이와 관련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28일(현지시간) 첫 언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 백악관에서 서명한 '미국 우선주의 무역' 어젠다에 포함돼 있으며 그러한 관세들에 대해서는 향후 추가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정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날짜를 언급할 수 없다"면서도 "대통령은 첫 임기 때처럼 관세를 효과적으로 이행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전날 의회에서 인준을 통과한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최적관세(optimal tariff)' 개념을 제시하며 점진적인 관세를 제안했다. 또 경제자문위원회(NEC) 신임 의장 스티븐 마이런은 미국의 최적 관세가 '20%'라면서 이를 "벤치마크(기준점)"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드라이브가 본격화하면서 달러화 가치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0.5% 급등해 107.9 선(한국시간 29일 오전 5시 기준)에서 오르내렸다. 유로화 가치는 달러 대비 0.6% 가량, 엔화 가치는 달러 대비 0.7% 가량 떨어졌다. 작년 12월 급등했던 달러가치는 지난 13일 110 수준까지 치솟았다가 취임식(20일) 이후에는 다소 내림세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에 진심'이라는 것이 확인되면서 시장은 다시 관세전쟁에 대비해 미 달러화를 사들이는 모양새다.
관세 부과로 미국이 해외로부터 수입하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줄어들면 달러 유출이 감소한다. 이는 강달러로 이어지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약달러를 선호한다고 언급했으나 실제 정책은 강달러를 촉발하는 쪽에 더 기울어 있다. 달러 패권에 대한 반복적인 강조도 강달러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저렴한 모델로 인한 주식시장 불안정도 달러 수요를 촉발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정책이 물가상승과 미국 금리 상승을 유발할 것이라는 기대로 달러 강세에 베팅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안드레스 로드리게즈 클레어 UC버클리대 교수(경제학)는 아르노 코스티노 MIT 교수와 함께 르몽드 지에 기고한 글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를 치킨 게임으로 생각하지만 이는 잘못된 비유이며 무역 전쟁은 '죄수의 딜레마'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차 세계대전 이후 등장한 세계 무역 체제는 국가 간 근린 궁핍화 충동을 억제하고 1930년대와 같은 무역전쟁을 방지하기 위해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경제정책에서 관세는 보조적 역할만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콜롬비아를 상대로 25% 관세 부과를 위협했다가 철회했다. 이어 반도체와 의약품 등 주요 품목에 대해서도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이어 자신은 "훨씬 더 큰(much bigger) 관세"를 원한다고 거듭 밝혔다. 이와 관련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28일(현지시간) 첫 언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 백악관에서 서명한 '미국 우선주의 무역' 어젠다에 포함돼 있으며 그러한 관세들에 대해서는 향후 추가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정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날짜를 언급할 수 없다"면서도 "대통령은 첫 임기 때처럼 관세를 효과적으로 이행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전날 의회에서 인준을 통과한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최적관세(optimal tariff)' 개념을 제시하며 점진적인 관세를 제안했다. 또 경제자문위원회(NEC) 신임 의장 스티븐 마이런은 미국의 최적 관세가 '20%'라면서 이를 "벤치마크(기준점)"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드라이브가 본격화하면서 달러화 가치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0.5% 급등해 107.9 선(한국시간 29일 오전 5시 기준)에서 오르내렸다. 유로화 가치는 달러 대비 0.6% 가량, 엔화 가치는 달러 대비 0.7% 가량 떨어졌다. 작년 12월 급등했던 달러가치는 지난 13일 110 수준까지 치솟았다가 취임식(20일) 이후에는 다소 내림세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에 진심'이라는 것이 확인되면서 시장은 다시 관세전쟁에 대비해 미 달러화를 사들이는 모양새다.
관세 부과로 미국이 해외로부터 수입하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줄어들면 달러 유출이 감소한다. 이는 강달러로 이어지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약달러를 선호한다고 언급했으나 실제 정책은 강달러를 촉발하는 쪽에 더 기울어 있다. 달러 패권에 대한 반복적인 강조도 강달러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저렴한 모델로 인한 주식시장 불안정도 달러 수요를 촉발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정책이 물가상승과 미국 금리 상승을 유발할 것이라는 기대로 달러 강세에 베팅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안드레스 로드리게즈 클레어 UC버클리대 교수(경제학)는 아르노 코스티노 MIT 교수와 함께 르몽드 지에 기고한 글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를 치킨 게임으로 생각하지만 이는 잘못된 비유이며 무역 전쟁은 '죄수의 딜레마'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차 세계대전 이후 등장한 세계 무역 체제는 국가 간 근린 궁핍화 충동을 억제하고 1930년대와 같은 무역전쟁을 방지하기 위해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경제정책에서 관세는 보조적 역할만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