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가 바꾼 실적시즌…빅테크 자본지출이 최대관심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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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투자계획 유지 여부로 엔비디아 등 AI 하드웨어 기업 주가 좌우
분석가들 "올해 AI투자 계획은 유지될 것"전망
![사진=REUTERS](https://img.hankyung.com/photo/202501/ZA.39099281.1.jpg)
미국 동부 시간으로 29일 오후 뉴욕 증시가 닫은 후에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플랫폼, 테슬라 등 대형 기술 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한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딥시크의 저렴한 AI모델이 보여준 성능을 본 투자자들은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플랫폼 등의 대기업이 AI투자 계획을 유지할 지에 대한 대답을 궁금해할 것으로 예상된다.
AI투자에 핵심적인 GPU 공급자인 엔비디아와 AMD, 브로드컴과 마벨 테크놀로지같은 칩 공급업체들은 이들 하이퍼스케일러의 자본 지출 유지 여부에 주가 방향이 결정될 수 있다. 나아가 오라클과 델, 슈퍼마이크로와 소프트웨어 업체인 팔란티어 등 AI 공급망에 걸쳐 있는 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팩트셋이 집계한 분석가들은 689억달러의 매출에 주당 3.11달러의 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1년전 동기의 주당 2.93달러 이익과 매출 620억달러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그러나 실적은 곁다리 관심사가 될 수도 있다. 딥시크가 불과 560만달러를 들여 챗GPT와 유사한 성능의 AI모델을 개발했다는 소식에 마이크로소프트도 월요일에 주가가 크게 하락한 기업중 하나였다.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약 800억달러를 투자, AI 모델을 훈련하고 AI및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을 배포하기 위한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올해초 발표했다.
이 회사는 지난 회계 1분기에 149억달러의 자본 지출을 보고했다. 2분기에는 156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분석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AI에 대한 대규모 투자 지출 계획을 밝힌 것은 마이크로소프트만이 아니다. 메타 플랫폼의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도 지난 주에 올해 메타가 600억달러~650억달러의 자본 지출을 계획중이라고 말했다. 또 회사의 AI팀 규모도 크게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메타는 다른 빅테크와 비교하면 AI투자의 방향이 조금 다르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의 알파벳은 AI데이터센터에 큰 비용을 지출하고 컴퓨팅 파워의 일부를 임대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갖고 있다. 그러나 메타는 자체 사용을 위해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AI 하드웨어를 사들인다.
그럼에도 오늘 실적 발표 때 메타는 작년에 410억달러의 연구개발비와 AI데이터센터에 300억달러를 투자했음에도 중국의 작은 AI스타트업이 메타 AI모델의 성능을 따라잡은데 대해 질문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딥시크처럼 메타도 AI 컴퓨팅 하드웨어 투자를 줄이고 훨씬 적은 비용으로 AI 소프트웨어와 서비스의 가치를 높이라는 요구를 받을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딥시크의 효율성을 따라할 수 있다면 메타가 이미 구축한 데이터센터를 훨씬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는 뜻이 될 수도 있다.
에버코어 ISI의 분석가 마크 마하니는 “메타는 AI를 이용해 사용자 경험과 광고주 경험을 모두 개선하는 최대 AI 응용 프로그램중 하나이기도 하다”며 AI투자의 효율성이 제고될 경우 큰 수혜자’라고 지적했다.
대다수 분석가들은 아직까지는 딥시크의 충격에도 빅테크의 AI 투자 및 지출 계획이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웨드부시증권의 분석가 댄 아이브스는 전 날 발표한 리서치 노트에서 “딥시크가 향후 3년간 기술 기업들이 수립하고 있는 2조 달러 규모의 AI 투자를 방해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팔란티어,서비스나우,세일즈포스,오라클,TSMC가 선두에서 계속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이 분석가는 미국 기술 기업에 부정적 분석을 내놓는 경우가 거의 없음을 감안해야 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증권의 분석가 브래드 실스는 “딥시크가 만든 저비용 AI모델을 마이크로소프트가 복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딥시크가 가능했다면 마이크로소프트도 AI컴퓨팅 비용을 지속적으로 낮춰 자본 지출 규모를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TD 코웬의 분석가 데릭 우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올해 800억 달러를 지출한 후에는 자본지출 증가가 둔화되고 새로운 대량언어모델(LLM) 아키텍처의 개발로 투자수익률(ROI)이 높아질 것”이라고 밝히는 것이 투자자에게 최선이라고 언급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