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업황이 악화와 미국 시장 철수로 타격을 받았던 휠라가 올해 다시 이익을 회복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중국에서 휠라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데다가 최근 해외에서도 스니커즈를 중심으로 한 레트로(복고) 열풍이 계속되면서 휠라에 대한 긍정적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휠라홀딩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손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52억원이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영업 손실폭이 1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휠라가 적자를 지속해온 미국 법인 ’휠라USA‘를 철수하면서 관련 비용이 4분기에도 반영됐다. 여기에 미국 골프 용품 자회사인 아큐시네트가 비수기를 맞아 적자를 냈다.
내수는 불황 가운데서도 나름 선방했다. 이번에도 트렌드를 놓치지 않은 게 주효했다. 휠라는 2018년 본격화한 어글리슈즈 유행에서 트렌드를 주도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2018년 1분기까지 300억원을 넘지 못했던 분기 영업이익이 2019년 2분기엔 700억원을 넘어서며 ’퀀텀 점프‘했던 사례가 있다. 레트로 열풍은 최근 스니커즈로 다시 돌아왔다. 휠라가 지난해 내놓은 스니커즈 ‘에샤페’가 휠라 모델인 배우 '한소희 운동화'로 입소문을 타며 매진을 기록했다. 한소희 다운 재킷도 품귀현상을 빚었다. 트렌드를 주도하는 ‘히트템‘으로 어려운 내수에서 버틸 수 있었단 얘기다. 올해는 스니커즈 모델의 해외 수출이 본격화하면서 실적에 기여할 전망이다.
휠라가 올해 1월 중국 상하이에 연 '테니스 콘셉트' 휠라 스토어 중국에서도 휠라가 통하고 있다. 휠라는 중국 패션 1위 업체인 ’Anta‘를 통해 중국 시장에 유통하고 있다. 직접 운영의 비용 부담을 피하고 디자인매출(DSF)만 챙기며 수익성을 높이는 구조다. 미국 시장에서의 실패를 통한 교훈이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중국 등을 통한 디자인수수료(DSF) 매출은 2023년 720억원에서 지난해 800억원, 올해는 900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내수 회복과 중국 시장에서의 선방은 올해 실적 전망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휠라홀딩스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5065억원으로 지난해(3970억원)보다 27.6% 늘어날 전망이다. 3개월 전 전망치(4755억원)대비 6.5%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