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연체율 치솟자…대출 조이는 은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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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에 중기 재무상태 악화고환율로 중소기업의 재무 상태가 악화하자 은행도 비상이 걸렸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납품단가 인하 압박을 견디지 못해 은행에서 빌려간 빚조차 갚지 못하는 중소기업이 속출하고 있어서다. 일부 은행은 고환율로 인한 피해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집중될 것으로 보고 당분간 중소기업 대출 영업을 공격적으로 하지 않기로 했다.
내수 침체에 업황개선도 어려워

해마다 12월에 대규모 부실채권을 매각하거나 상각해 대출 연체율이 떨어지지만, 다음달 발표될 12월 중기 연체율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1월까지만 해도 1400원 안팎에 머물던 원·달러 환율이 ‘12·3 비상계엄 사태’로 지난달엔 1470원대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환율이 안정되더라도 내수 경기의 극심한 침체로 중소기업 업황이 나아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이달 91.2로 집계돼 2개월 연속 장기평균치(100)를 밑돌았다.
연체율이 치솟고 업황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어지자 은행권은 중소기업 대출 영업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한 시중은행의 여신 담당 부행장은 “부실 위험이 높은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면 은행의 배당 여력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