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 여객기 불…보조배터리가 원인?

국토부, 곧 정밀감식 나서
30일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등이 부산 김해공항에서 합동 감식을 앞두고 안정성 확보를 위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1
30일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등이 부산 김해공항에서 합동 감식을 앞두고 안정성 확보를 위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1
탑승객과 승무원 176명을 태우고 이륙하기 직전 화재가 발생한 ‘에어부산 여객기 사고’와 관련해 휴대용 보조배터리가 화재 원인일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밤 10시15분께 부산 김해공항에서 홍콩으로 출발하려던 에어부산 BX391편 항공기에서 발생한 화재는 기내 뒤쪽 선반 짐에서 시작됐다는 탑승객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여객기 뒤쪽에 앉았던 한 탑승객은 “선반 짐에서 ‘타닥타닥’ 소리가 난 뒤 연기가 났다”고 말했다. 에어부산 승무원도 기내 수하물을 두는 오버헤드빈(짐 보관함)에서 불꽃과 연기가 발생했다고 진술했다.이에 따라 화재 원인이 보조배터리나 기타 전자기기 등 승객이 가져온 짐에서 시작됐을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관계기관 합동 대(對)테러 조사를 했지만, 항공기 내 반입이 금지된 위해물품 등 테러와 관련한 용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기내 배터리 화재는 이전에도 있었다. 지난해 12월 김해공항에서 이륙을 위해 이동 중이던 에어부산 BX142편에선 승객 휴대폰 보조배터리에서 갑자기 연기가 났다. 승무원이 기내 소화기로 곧바로 진압했지만 배터리를 들고 있던 승객은 손에 화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4월에는 서울 김포공항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아시아나항공 OZ8913편의 오버헤드빈에 있던 보조배터리에서 연기가 났다. 승무원들이 바로 꺼 화재는 발생하지 않았다.

항공 위험물 운송 기준에 따르면 리튬 함량 2g 이하 보조배터리는 용량 100Wh 이하의 경우 1인당 5개까지 들고 탈 수 있다. 보조배터리나 전자기기를 선반에 보관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윤식 가톨릭관동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기내 휴대의 의미는 그 물건을 손으로 들고 관리하는 상태에서 타라는 뜻”이라며 “오버헤드빈에 넣는 것은 기내 휴대가 아니다”고 말했다.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등은 조만간 합동 정밀 감식에 들어간다. 에어버스 본사가 있는 프랑스에서도 사고조사위원회 관계자 10여 명이 입국해 조사에 참여한다.

유오상/임근호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