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 화재 "대처 미흡했다" vs "매뉴얼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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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들과 항공사 엇갈린 주장

지난 28일 오후 10시 15분쯤 김해공항 계류장에서 총 176명(승객 169명, 승무원 6명, 정비사 1명)을 태우고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여객기 기내 뒤쪽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당시 탑승했던 승객 170명(탑승 정비사 1명 포함)과 승무원 6명은 비상 슬라이드를 통해 탈출했고 이 과정에서 7명이 경상을 입었다.
화재는 발생 1시간 16분 만인 오후 11시 31분 완전히 진압됐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는 프랑스 항공사고조사위원회(BEA)와 사고기 위험관리평가를 한 뒤 현장 감식 일정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합동 감식을 위한 안전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항철위는 불이 난 항공기 양쪽 날개에 연료 3만5900 lbs(파운드)가 실려 있어 폭발 가능성 등이 있는 만큼 안전 확보가 먼저라고 밝혔다.
화재 원인 규명에 앞서서 사고 당시 승무원들의 대처가 적절했는지를 놓고 승객과 항공사의 엇갈린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승객들은 "기장이 불이 난 줄도 모르고 있었다"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했으나 에어부산 측은 "화재 확인 즉시 승무원이 기장에게 상황을 보고했다"며 "기장은 2차 피해가 없도록 유압 및 연료계통을 즉시 차단한 후 비상탈출을 선포해 신속하게 전원 대피를 완료했다"고 밝혔다.또한, 승객들은 화재 안내 방송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에어부산 측은 "별도의 안내 방송을 시행할 시간적 여력 없이 동시다발적으로 긴박하게 이뤄진 상황으로 짧은 시간 내 관련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조치해 탈출 업무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특히, 승무원들의 대처가 미흡해 비상구를 승객이 직접 열고 탈출했다는 주장이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에어부산 측은 "비상구 개폐는 기장의 비상 탈출 선포에 따라 진행된 것"이라며 "비상구 열 승객은 비상 탈출 협조자 역할에 동의해야만 앉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항공 사고의 대피 골든타임은 90이며 이번 비상 탈출에는 300초가 넘게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