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는 애플의 구원자?…中서 AI기능 탑재 아이폰 나오나

딥시크 생성 AI모델 등장에도 애플 주가는 상승
출처=로이터연합뉴스
출처=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딥시크의 생성AI 모델 ‘R1’의 성능이 미국 챗GPT에 필적한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대부분의 AI 빅테크 기업 주가가 하락했다. 반면 애플은 반대로 주가가 상승세다. 애플이 타사의 AI 모델을 아이폰 등 자사 단말기에 탑재하고 있어 AI 관련 비용이 줄어들 거란 관측 때문이다. R1의 오픈소스를 활용해 중국에 AI기능을 탑재한 아이폰을 출시할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미국 빅테크 기업과 달리 애플은 지금까지 AI를 위해 수십억 달러의 신규 자본 지출을 데이터센터에 투입하는 것을 피해 왔다.

팀쿡 "AI 기능 승인 위해 中과 논의중"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부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은 딥시크의 저가형 AI 혁신이 애플의 전략을 입증하고, 경쟁사인 구글을 더 빨리 따라잡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지난주 공개된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의 AI 모델은 클라우드 인프라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지 않고, 스마트폰에서 실행할 수 있을 만큼 효율적이어서 AI 후발주자인 애플에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애플은 AI 제품 출시가 느리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빅테크 경쟁사가 AI 소프트웨어를 출시한 지 한참이 지난 작년에야 비로소 '애플 인텔리전스'를 출시했다. 지난해 12월부터는 음성 비서 '시리'와 챗GPT를 통합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아이폰에 AI 기능을 탑재했다.

애플은 지난해 9월 아이폰16을 출시했고, '애플 인텔리전스' 자체 인공지능(AI) 시스템을 이용해 AI 기능을 탑재해오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아이폰 매출은 중국 시장에서 1년 전보다 11.1% 감소한 185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아이폰은 중국에서는 규제로 인해 AI 기능을 탑재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딥시크는 모델 작동 방식에 대한 많은 세부 정보를 공개하고 '오픈 소스' 라이선스로 출시했기 때문에 애플이 중국에서 AI 기능을 출시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 것이란 게 FT의 분석이다. 챗GPT 등 미국 빅테크가 개발한 AI 모델은 대부분 폐쇄형이지만 딥시크의 모델은 오픈소스로 공개돼 사용과 수정이 자유롭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애플 인텔리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시장에서 아이폰16이 더 잘 팔렸다”며 “중국에서도 애플 애플리전스를 도입하기 위해 중국 규제 당국과 협력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도입 시점에 대해선 “언제일지 정해진 타임라인은 없다”고 밝혔다.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스의 벤 바자린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소비자들에게 자사의 AI 기능이 유용하다는 것을 설득하기 위해 갈 길이 멀지만, 사람들은 스마트폰에서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현실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NYT "미국 AI칩 규제 한계 보여줘"

앞으로 딥시크의 선전은 미국의 AI 개발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갈 것이란 전망도 만들고 있다. 딥시크 모델은 '저비용·고성능'이 특징이다. 딥시크는 지난 20일 R1(추론 모델)을 공개하며 개발비용이 600만달러(약 86억5800만원) 이하라고 밝혔다. 엔비디아의 첨단 AI칩을 사용한 오픈AI가 최신 챗GPT에 투자한 비용 1억달러의 10분의 1도 안 된다. 이는 딥시크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인 H100 대신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용 제품인 H800을 썼고, 화웨이 등 중국산 칩을 대거 끌어다 쓴 덕분이다. 딥시크가 사용한 GPU는 2000장에 불과하다. 뉴욕타임스(NYT)는 “딥시크가 오픈AI와 구글 등 실리콘밸리 거대 기업보다 첨단 칩을 적게 쓰면서도 경쟁력 있는 챗봇을 만들었다"며 "미국의 AI칩 수출 규제의 한계를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