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맞서는 실리콘밸리…오픈AI, 사상 최대 규모 자금 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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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오픈AI가 최대 400억 달러(약 58조원)의 자금 조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번 투자를 주도하는 건 오픈AI·오라클과 함께 미국 정부의 AI 인프라 확충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다. 소프트뱅크는 오픈AI에 150억~250억 달러를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번 자금 조달이 성공적으로 완료될 경우 오픈AI의 기업가치는 3000억달러(약 437조원)로 두 배 가까이 불어날 전망이다. 오픈AI는 불과 석 달 전인 지난해 10월 66억달러의 투자를 유치해 1570억달러(약 228조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이번 자금 조달은 실리콘밸리 역사상 최대 규모다. 자금 조달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오픈AI는 스페이스X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비상장 기업이 된다. 오픈AI는 이번에 조달한 투자금의 일부를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투입한 뒤 나머지 금액은 적자가 계속되고 있는 AI 모델 운영 및 개발에 투입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오픈AI의 지난해 매출은 37억달러(약 5조4000억원)이었지만, 업계에서는 오픈AI의 적자 규모가 50억달러(약 7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오픈AI가 딥시크 쇼크에 투자 유치를 서두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AI 굴기에 맞서기 위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차원의 대규모 인프라 구축뿐 아니라, AI 개발을 위한 인건비와 전력 사용료 등 천문학적인 액수가 투입되기 때문이다. 딥시크는 중국의 저렴한 인건비와 미국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의 전력 요금으로 ‘저비용’을 앞세울 수 있는 반면, 실리콘밸리 기반의 오픈AI는 이런 비용을 줄이기는 어렵다. 특히 딥시크를 비롯해 중국 AI 업체들의 실리콘밸리 인력 탈취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고급 인력을 확보 및 유지하기 위해서도 대규모 투자 자금을 유치하는 게 필수적이라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프트뱅크 주도의 자금 조달이 성사될 경우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 간 관계도 복잡해질 전망이다. MS는 그동안 오픈AI에 총 130억달러를 투자했지만, 소프트뱅크에 최대 주주 자리를 빼앗길 수 있어서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10월 오픈AI에 5억달러를 투자했고, 오픈AI 직원들의 주식 15억달러를 매입하겠다는 제안도 내놨다. 현재 오픈AI가 영리법인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MS와의 지분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도 뇌관이 될 수 있다.이 가운데 MS는 기업용 클라우드 ‘애저 AI 파운드리’에 딥시크의 추론 특화 AI 모델 R1을 추가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0일 콘퍼런스콜에서 “토큰 가격 하락은 더 많은 AI 애플리케이션 개발로 이어질 것”이라며 “딥시크가 진정한 혁신을 이뤄냈다”는 환영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