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질 게 터졌다"…'딥시크 쇼크'에 뒤집혔는데 또 파격 전망 [클릭 차이나]

제2의 딥시크 줄줄이 대기
치 떨리는 中 저력은 '이것'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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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설 연휴 기간 동안 최대 이슈는 단연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였을 겁니다. 설립한 지 2년도 안된 스타트업이 오픈AI의 챗GPT와 견줄만한 성능과 저비용으로 세계 AI 시장을 발칵 뒤집어 놓은 겁니다.

그것도 오픈AI가 투자한 비용의 약 5.6%만 들여 개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글로벌 기술업계와 투자 시장에 파장을 일으켰답니다.
딥시크를 계기로 중국 AI 기술 발전이 어디까지 왔는지, 경쟁력은 무엇인지, 앞으로 AI 판도는 어떻게 변할 지 등에 기업인들과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렸습니다.

딥시크가 단숨에 급부상하다 보니 딥시크에만 관심이 몰리고 있는데요. 중국 현지에선 딥시크만큼 자주 언급되는 앱들이 있습니다.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2023년 6월 선보인 AI 앱 더우바오와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이 내놓은 키미가 대표적입니다.

키미는 중국 내에선 '중국판 챗GPT'라고 불린답니다. 베이징에서 근무하는 한 한국인 경영자는 "원칙상 챗GPT를 사용할 수 없지만 별로 불편하지 않다. 키미가 너무 활용도가 좋아서 지인들에게 추천하고 다닐 정도다"라고 말했습니다.딥시크가 세계를 충격에 빠뜨리기 직전에도 중국 내에선 이미 AI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14억명 인구의 막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AI 모델 개발이 공격적으로 이뤄진 셈이죠.

중국의 생성형 AI 콘텐츠 산업은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84.1%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성장기에 진입했다는 게 중론입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30년에는 1조위안(약 199조49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입니다.

더우바오가 월간 활성 사용자 5600만명으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키미 역시 2200만명으로 급성하고 있답니다. 중국 정부는 이같은 가파른 성장세를 감안해 컴퓨팅 파워, 데이터, 모델, 응용 등 여러 측면에서 지원 정책을 차곡차곡 구축하고 있습니다.이런 배경엔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일단 중국의 인터넷 보급률이 74.4%에 달하면서 기술 발전의 토대가 마련됐습니다. 여기에 기술 혁신, 정책 지원, 시장 수요, 인재 양성 등의 핵심 요소가 유기적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연구기관과 기업들은 앞다퉈 트랜스포머 모델의 최적화, 대규모 사전 학습 모델 개발 등 핵심 기술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AI를 국가 전략으로 선정하고 자금 지원, 세제 혜택, 프로젝트 지원 등 다양한 정책과 조치를 시행하고 있죠. 연구 개발에 뒤따르는 상업화도 적극 지원 중입니다.

시장 수요 역시 또 다른 핵심 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미디어 출판, 광고 마케팅, 교육 훈련, 엔터테인먼트 게임 등 다양한 산업에서 고품질 콘텐츠 수요가 증가하고 있거든요.사실 중국 내에서도 대형 인터넷 업체들의 지위가 거의 독점적이라 신생 업체들에는 힘든 영업 환경이 돼가고 있습니다. 초기에 막대한 운영 비용이 필요한 데다 결국 트래픽이 상위 업체에 몰리는 게 일반적이라 초반에 자리를 잡는 게 쉽지 않은 겁니다.

중국 업체들이 기술 혁신에 더 목매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섭니다. 자본력과 규모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 보니 어떻게해서든 비용 절감과 사용자 유입을 이끌어낼 수 있는 기술 혁신에 매달리고 있는 것이죠.

김종문 KIC중국 센터장은 "딥시크의 급부상은 예견된 일이었다. 중국의 풍부하고 우수한 엔지니어, 산업 인프라, 외국 자본 유치 현황을 보면 이미 독자적인 기술 개발과 발전이 가능한 정도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중국 거대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속도가 매우 빠른 상황에서 무엇보다 젊은 엔지니어들의 절실함이 중국 AI 산업의 급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