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말 큰일났다"…여의도 강타한 딥시크 공포 [정치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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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인식 같이 한 與野지만
네탓 공방 계속해 우려 제기

여야 모두 "한국 정말 큰일 났다", "규제 철폐가 절실하다"는 상황 인식은 같이 공유했지만, 이번에도 '네탓' 공방을 이어갔습니다. 여당은 세계가 이렇게 변화하는데, 한국의 미래 첨단산업 지원이 야당에 가로막혀있다면서 날을 세웠습니다. 야당은 현 정부 때문에 미래 경쟁력이 약화됐다며 윤석열 정부를 규탄했습니다.
與 "야당 몽니에 발못 잡힌 형국"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31일 당 'AI 특별위원회'가 연 국회 긴급간담회에서 "중국의 딥시크가 전 세계에 충격을 줬다"며 "딥시크 공습이 우리나라에도 위기"라고 밝혔습니다.국민의힘은 반도체 산업 지원과 안정적인 첨단 산업 전력 확보를 위해 반도체 특별법과 에너지 3법을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여기에 각종 규제를 철폐해야 한국에도 딥시크와 같은 혁신이 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권 위원장은 "우리 정부도 지난해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위원회를 출범시켰지만, 혼란한 정국 속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며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아 기술 격차가 더 벌어지기 전에 서둘러야 한다. 반도체 특별법과 '에너지 3법'(전력망확충특별법·고준위방폐장법·해상풍력특별법)은 거대 야당의 몽니에 발목이 잡혀있는 형국"이라고 개탄했습니다.특위 위원장인 안철수 의원은 "우리는 미국, 중국과 비교해 (AI 관련) 인력과 투자액이 10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라며 "업계가 필요로 하는 법안을 만들고 업계가 미처 못하는 중장기 연구개발(R&D) 사업에 정부 예산을 배정하는 것이 국회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안 의원은 페이스북에서는 "기존의 포지티브 규제로는 새로운 기술 개발과 혁신은 불가능하다"며 "미국처럼 혁신이 필요한 영역은 금지된 행위만 아니면 모두 허용하는, 일명 네거티브 규제 방식을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같은 당 나경원 의원은 "연구자들이 마음껏 연구할 수 있는 환경도 전제돼야 한다. 민주당이 반대하고 있는 주 52시간 화이트칼라 이그젬션(white collar exemption)은 지금이라도 꼭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野 "정부 안일함에 한숨"
민주당도 오는 4일 한국인공지능협회와 함께 관련 긴급 간담회를 엽니다. 이날 민주당은 과학기술혁신특별위회 발대식을 열었습니다. 황정아 민주당 위원장은 "EU는 AI 등 신산업을 위해 규제 타파를 선언했다. 미국은 최소 5000억 달러 규모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한다. 우리 특위도 규제 철폐, 예산 투자 정책 발굴 등의 현장의 목소리를 혁신의 씨앗으로 삼겠다"고 말했습니다.이원혁 민주당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현 정부가 R&D 예산을 깎으며 우리나라의 미래 경쟁력을 초토화하고 있을 동안, 세계는 미래를 향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었다"며 "또한 지난 해 설립된 국가인공지능위원회는 윤석열의 측근인사 의혹 외에는 아무런 소식이 없다"고 반발했습니다.
이어 "더욱이 우리나라의 주요 기업들은 지금 개발과 연구에도 부족한 시간을 해외 투자자나 고객사에게 한국의 내란상황을 해명하고 안심시키는 쏟고 있다고 한다"며 "정부의 안일함에 한숨이 나온다. 정부는 국제 AI 생태계에 뒤처지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습니다.구글 출신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설 연휴동안 중국발 딥시크 충격파가 전 세계 산업과 경제를 뒤흔들었다"며 "그런데 대한민국 정부는 참 조용하다, 정부의 대응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을 보며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힐난했습니다.
미국 하버드대 컴퓨터과학과를 나온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의대 정원 확대 문제를 원상 복구하고 과학기술 인력 확보를 위한 총력전에 나서야 하는 것이 정치의 주요 과제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딥시크와 같은 모델이 오픈소스로 공개된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개발자들이 이를 기반으로 무엇을 쌓아 올릴지가 부가가치 창출의 핵심 경쟁력이 될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