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봉업자 살해·유기한 70대, 유치장서 음독…"속옷에 농약 숨겨"
입력
수정

31일 정읍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유치관리 업무를 맡은 경찰관이 유치장에 쓰러져있는 70대 피의자 A씨를 발견했다.A씨는 신고받고 출동한 소방에 의해 전주의 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A씨는 전날 오후 5시30분께 긴급 체포된 뒤 유치장에 입감됐으며, 입감 당시 속옷 안에 살충제가 담긴 비타민 음료병을 숨겨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를 유치장에 입감하는 과정에서 외표 검사를 면밀히 하지 않아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관계자들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검토 중이다. 경찰청 훈령인 유치인 호송규칙에 따르면 경찰은 피의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자해에 사용될 우려가 있는 물건을 맡아 보관해야 하고, 자해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한편, A씨는 지난 27일 70대 양봉업자 B씨를 살해한 뒤 인근에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로 전날 긴급 체포됐다.
A씨는 B씨가 여왕벌이 없는 벌통을 판매했다고 판단해 B씨의 움막을 찾아가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A씨는 경찰 조사에서 "2∼3년 전께 벌통을 구매했는데, 여왕벌이 없어서 벌들이 다 날아가 버렸다. 다시 여왕벌을 얻으러 왔다가 B씨와 싸웠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에 대한 치료가 끝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