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어 호텔신라도…불황형 자산재평가 러시

토지·건물 실질 가치 반영
호텔신라, 장부가 9000억 늘어

부채비율 낮춰 재무개선 효과
작년 23곳…올해 더 증가할듯
▶마켓인사이트 1월 31일 오전 8시 9분

불황 속에 자산을 재평가하는 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업황 부진에 직면한 호텔, 유통, 건설 업종에서 자산을 많이 가진 기업들이 자산재평가 카드를 꺼내 들었다. 호텔신라, 롯데쇼핑 등 업종 대장주들도 동참했다. 자산재평가는 법인이 보유한 토지나 건물의 실질가치를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것으로 자본을 늘려 부채비율을 낮출 수 있다.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서울 장충동2가 202 일대와 제주도 신라호텔 부지 등의 자산을 재평가했다. 이번 자산재평가로 호텔신라의 토지 자산 장부가액은 1917억원에서 1조1289억원으로 불어났다. 이로써 호텔신라의 부채비율은 2022년 말 444%, 2023년 말 394%에서 작년 말 200% 안팎으로 개선된 것으로 추산됐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순자산가치 증가로 재무구조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 자산재평가를 시행했다”고 말했다.

호텔신라뿐 아니라 롯데관광개발, 서부T&D 등도 자산재평가에 나섰다. 롯데관광개발은 지난해 3월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 건물과 토지 지분(전체 연면적 59.02%) 자산을 재평가해 부채비율을 2023년 말 2591%에서 지난해 3분기 말 398%로 끌어내렸다. 서부T&D도 핵심 자산인 서울 용산구 원효 상가와 서울드래곤시티호텔 등 토지와 건물에 대해 작년 말 자산재평가를 하기로 했다.

쇼핑몰, 공장 등 토지 자산을 가진 기업의 수요가 많다. 유동성 우려가 제기된 롯데쇼핑은 7조6000억원 규모 토지 자산을 재평가하고 있다. KCC건설은 지난해 서울 잠원동 본사 토지를 재평가한 결과 701억원의 차액이 발생했다. 모회사인 KCC는 경기 용인시 기흥구 KCC중앙연구소 부지를 재평가하고 있다.경기가 불황일수록 자산재평가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자산재평가를 실시한 상장기업 수는 2022년 13곳, 2023년 14곳, 2024년 23곳으로 증가했다. 올해도 자산주를 중심으로 자산재평가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