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막스 "美 금리 연 3.5%에서 유지…레버리지 투자 시대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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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간 유지된 금리 하락 시대 끝나
레버리지 투자 전략 수정해야 할 때
기업 이익률 감소, 투자심리도 예전같지 않아
신용대출과 채권 투자 수익 좋을 것

월가의 전설리 불리는 대표적인 가치투자자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 캐피털 회장이 지난달 24일(현지시간) 한국 기자들에게 전한 투자 전략이다.
“저금리 시대 투자전략 이젠 수정해야”
막스 회장은 이날 뉴욕 맨해튼에 있는 사무실에서 ‘시 체인지(Sea Change)’라는 제목으로 최근 투자환경을 설명했다. ‘시 체인지’(Sea Change)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템페스트’에 나오는 표현으로 근본적이고 불가역적인 변화를 뜻한다.막스 회장이 ‘시 체인지’를 발표 주제로 정한 것은 과거 수십년간 이어져 온 투자 전략을 수정할 때가 됐다고 봐서다.
그는 “1980년 은행에서 개인 대출을 받았었는데 당시 서류에 적힌 이자율은 연 22.25%였다”며 “하지만 이후 40년이 지난 2020년에는 대출 이자율이 연 2.25%까지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 기간 투자자들은 금리가 지속해서 떨어지는 환경에서 투자해왔다는 설명이다. 40여 년 동안 투자자들이 많은 수익을 낸 것은 금리 하락이라는 순풍 때문이었다고 덧붙였다. 자본 비용이 낮아지면서 자금 조달이 쉬워졌고, 부도와 파산 가능성도 줄었기 때문이다.
막스 회장은 “금리 하락은 공항의 무빙워크가 유사하다”며 “사람들은 무빙워크 도움을 받는 데다 자신의 체력이 좋아졌다고 착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막스 회장은 특히 미국 중앙은행(Fed)이 인플레이션을 잡을 시기를 놓치면서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숙제가 있다는 점을 짚었다. 긴축과 완화를 오가는 통화정책을 펼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최근 미국 경제도 성장률, 노동시장 등에서 강한 모습을 보인다.
막스 회장은 “Fed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금리를 급격히 올린 뒤 최근 인하 추세에 있지만 금리 인하가 여러 차례 혹은 큰 폭을 단행될 가능성이 적다”고 내다봤다.
특히 현재의 금리 수준은 역사적으로 봤을 때 높은 수준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70년간 기준금리 그래프를 보면 평균이 연 5%를 살짝 밑돈다”며 “역사적 관점에서 현재 금리(연 4.25~4.5%)는 지극히 정상”이라고 말했다.
“신용대출·채권투자 수익률 좋을 것”
막스 회장은 이같은 금리 수준으로 기업 이익률이 감소하고 투자 심리도 이전처럼 긍정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주식, 기업, 부동산 등의 자산 가치는 과거만큼 꾸준히 상승하지 않을 것”이라며 “차입 비용의 지속적인 하락도 중단될 것이며 레버리지 효과 역시 이전만 못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업의 자금 조달은 더 힘들어지고 비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무 불이행 상승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봤다.
막스 회장은 “이제 투자자들은 새로운 환경에 직면할 것”이라며 “따라서 금리 하락 환경에서 효과적이었던 전략이 앞으로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특리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 전략은 금리가 하락하는 환경에서는 뛰어난 성과를 냈지만, 당분간은 예전과 같은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막스 회장은 “오크트리 캐피탈의 투자 전략인 신용 대출이나 채권 투자가 주식보다 경쟁력 있는 수익률을 제공할 것”이라며 “많은 투자자가 기대하는 수익률 이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