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개 혐의' 모두 무죄…檢, 무리한 기소 논란
입력
수정
지면A3
부당합병·분식회계 인정 안해서울고등법원은 3일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의혹 사건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14명에 대해 검찰이 제기한 부정거래, 부정회계, 업무상배임 등 주요 혐의의 범죄 성립을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특히 합병 과정에서 주가 조작과 허위정보 공시 등 불법 행위가 있었다는 검찰 주장을 전면 배척했다.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권고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강행한 기소가 무리한 것이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검찰, 1주일 안에 상고 결정해야
법조계 "檢 승소 어려울 것"

검찰이 공소장을 변경해가며 다툰 2015회계연도 로직스 회계분식 의혹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검찰은 지난해 8월 행정법원 판결을 근거로 “2015년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상실 관련 의견을 거짓으로 기재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에피스 콜옵션 관련 공시가 다소 미흡했던 점은 인정되나 회계처리가 재량을 벗어났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업무상 배임과 위증 혐의에 관해서도 합병 필요성, 합병비율 등에 관한 배임이 인정되지 않고 공모나 재산상 손해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두 회사의 합병이 이 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지배력 강화를 위해 부당하게 이뤄졌다는 검찰의 주장도 수용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삼성물산 주가가 부당하게 왜곡되거나 억눌려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로 검찰은 ‘무리한 기소’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검찰은 2020년 6월 수심위의 불기소 권고에도 불구하고 같은 해 9월 이 사건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이 대법원 상고를 검토 중인 가운데 ‘기계적 공소 유지’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법조계에서는 “대법원은 법리 해석의 적절성만을 판단하는 만큼 1·2심에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검찰이 승소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병태 KAIST 경영대 교수는 “검찰이 무리한 기소로 삼성그룹은 물론 국가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줬다”고 지적했다. 김유진 김앤장 변호사 등 이 회장 변호인단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이제는 피고인들이 본연의 업무에 전념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허란/박시온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