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우려, 기업 실적이 불식…뉴욕증시 반등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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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협상에 대한 낙관도 한 몫
팰런티어, 실적 호조로 주가 약 24% 급등

AI 관련주가 뉴욕증시 이끌어
미국이 중국에 대한 10% 추가 관세 부과와 중국의 보복관세 대응에도 불구하고 뉴욕 증시는 4일(현지시간) 올랐다. 양국이 관세 갈등을 치킨게임으로 몰고 가진 않을 것이란 예상에 힘이 실리면서다.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보다 134.13포인트(0.30%) 오른 44,556.04에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는 전장보다 43.31포인트(0.72%) 오른 6,037.8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62.06포인트(1.35%) 오른 19,654.02에 각각 마감했다.
관세 갈등에 따른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서도 투자자들을 붙잡은 것은 AI 주식이었다. 특히 AI 기반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업체 팰런티어 주가가 실적 호조에 힘입어 약 24% 급등했다. 팰런티어의 작년 4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36% 증가한 8억2750만 달러, 주당 순이익은 0.14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소셜미디어 스냅챗의 모기업인 스냅 주가도 기대 이상의 실적 발표로 급등했다. 스냅은 이날 4분기 매출이 15억 6000만달러로 예상치 15억 5000만 달러를 상회했다. 주당 순이익(EPS)도 16세트로 전망치 14센트를 넘어섰다. 스냅은 1분기 매출도 13억 2500만달러에서 13억 600만 달러 수준으로 예상했다. 예상 매출 중간값 13억 4000만 달러는 월가 전망치 13억 3000만 달러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스냅 주가는 이날 3.85% 상승한 11.6달러에 마감한 데 이어, 시간외 거래에서도 5% 넘게 올랐다.
금융서비스회사인 IG 그룹의 시장전략가 이압 준 롱은 “미국 달러의 급격한 하락과 더불어 관세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의 상승세를 유지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가 출시 16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14억 유로를 달성하며 첫 흑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스포티파이 주가는 이날 13.24% 상승한 621.77 달러로 마감했다.
알파벳·AMD 부진
하지만 일부 기업들은 강세장을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지난해 4분기(10∼12월) 964억7000만 달의 매출과 2.15달러의 주당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매출은 1년 전보다 12% 증가했지만,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애널리스트 평균 예상치 965억6000만 달러보다 조금 낮은 수준이다. 주당 순이익은 예상치 2.13달러를 웃돌았다.하지만 전반적으로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는 데다 구글이 주력하고 있는 클라우드 매출은 119억6000만 달러로 집계되며 예상치 121억9000만 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로이터는 “알파벳 매출이 예상치에 미치지 못한 것은 알파벳이 디지털 광고 시장의 경쟁 심화와 클라우드 컴퓨팅 비즈니스의 둔화로 타격을 받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날 뉴욕 증시 정규장에서 2.5% 상승 마감한 알파벳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7% 안팎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기대를 받는 AMD도 이날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으로 시간 외 거래에서 약 8.8%까지 떨어졌다. AMD는 이날 4분기 매출은 76억 6000만 달러로 예상치 75억 3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하지만 주력 분야인 데이터센터 매출이 시장 기대치인 41억 4000만 달러에 못 미치는 38억 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멕시코 요리 프랜차이즈인 치폴레는 4분기 매출 28억 5000만 당어, 주당순이익 25센트 월가 기대치와 거의 비슷한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관세에 따른 원자재 비용 상승 우려로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5.1% 가까이 떨어졌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