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한동훈 보는 앞에서 홍장원 해임안 재가…약점 없단 뜻"

"12월 6일 기사로 오해 생겼다"
"한동훈 관저오길 기다렸다가 해임 재가"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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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13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보는 앞에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해임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자신에 대한 탄핵 심판 사건 8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한동훈 당시 대표가 보는 앞에서 홍장원에 대한 해임 재가를 결재하는 것을 보여주려고 기다렸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6일에 해임안건 재가건이 올라왔다"며 "그날 제가 여당 의원들이 국회에서 '의원 총회를 하는데 대통령께서 오셔서 비상계엄 경위와 과정에 대해 한 말씀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해서 고민하다가 가기로 했는데, 한동훈 대표가 자기가 관저로 오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12월 6일 아침에 제가 홍장원에게 (체포조 지원을) 지시했다는 기사가 나서 오해가 생기니까 한동훈 대표한테 '이거 봐라, 내가 홍장원한테 약점 잡힐 일이 있으면 재가하겠나' 하면서 들어와서 이야기를 좀 나누다가 가기 전에 재가하는 걸 보여줬다"고 말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오후 1시께부터 약 한 시간 가량 한남동 공관에서 한 전 대표를 만났다.

한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을 만난 이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직무정지 판단을 뒤집을만한 말을 못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은) 정치인에 대한 체포 지시는 직접 하지 않았다고 했다"며 "현재로선 특별한 조치를 안 할 것이라 했다"고 전했다.

이어 "계엄 선포 당일 정치인들 체포를 시도한 것은 특단의 조치 없이는 상황을 타개 못 한다"고 덧붙였다.

홍 전 차장은 당시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한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어준 씨 등을 체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당시 대통령실은 기자단에 "대통령은 그 누구에게도 국회의원을 체포, 구금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음"이라고 공지했지만 1분이 채 되지 않아 해당 공지를 취소한다고 밝혀 혼란을 야기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