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죽음의 강' 스포츠 축제 명소됐다

폐수 흐르던 찰스강의 대변신

법 개정·시민 참여로 수질 개선
조정·마라톤·음악축제 등 열려
지난해 12월 보스턴티파티 박물관에서 열린 보스턴티파티 251주년 기념행사에서 관광객들이 차 상자를 던지는 체험 행사를 즐기고 있다.  
 /보스턴=안정훈 기자
지난해 12월 보스턴티파티 박물관에서 열린 보스턴티파티 251주년 기념행사에서 관광객들이 차 상자를 던지는 체험 행사를 즐기고 있다. /보스턴=안정훈 기자
지난해 12월 미국 보스턴 찰스강 인근 보스턴티파티 박물관 앞은 영하권 추위에도 전 세계에서 몰려든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미국 독립의 시발점이 된 보스턴티파티 사건 251주년을 맞아 당시 습격당한 배 세 척 가운데 비버호와 엘리너호가 완벽하게 복원된 것. 외투 사이로 찬 바람이 스며드는 날씨에도 관광객들은 강물에 차 상자를 던지는 체험 행사를 즐기며 축제를 만끽했다.

1년 내내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는 찰스강은 ‘축제의 강’으로 불린다. 한때 ‘죽은 강’으로 여겨진 곳이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 관광객이 찾는 문화와 축제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찰스강은 총길이 129㎞, 면적 798㎢에 달해 매사추세츠주에서 가장 긴 강으로 꼽힌다. 19세기 산업화 여파로 강을 둘러싼 제분소와 공장이 폐수를 마구잡이로 방류해 수질오염이 심각했다.

1970년대 수질개선법 등 환경법이 제정된 뒤 찰스강은 맑아지기 시작했다. 시 차원에서 하수처리시스템을 갖춰 오염물질 유입을 줄이고 주변 생태계 복원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시민 참여가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은 연중 다양한 축제를 즐길 수 있는 레저·스포츠 공간으로 변신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조정 경기인 ‘헤드 오브 찰스레가타’는 60년째 이어지고 있다. 매년 가을 1만 명이 넘는 조정 선수가 참가한다.

미국 독립선언문이 발표된 찰스강 일대를 중심으로 매년 7월 불꽃놀이와 각종 부대행사가 펼쳐지는 하버페스트 축제에도 관광객들이 집결한다. 매해 50만여 명의 관중이 몰리는 보스턴 마라톤과 가을마다 열리는 음악·예술 축제 ‘레블스 리버싱’처럼 지역민을 대상으로 한 행사도 쉴 새 없이 이어진다.

한강을 활용해 올림픽을 유치하겠다는 서울시로선 찰스강 사례를 적극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미국의 대표적 역사 도시 보스턴이 스포츠·축제 도시로 발돋움하는 데 찰스강이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며 “서울시도 한강을 활용해 레저·스포츠 관련 이벤트를 지속해서 기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스턴=안정훈 기자/최해련 기자 ajh632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