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ODM, 불황 뚫고 '10조 하이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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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DM '제 2 전성시대'글로벌 유명 브랜드 제품을 개발·생산하는 한국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의 실적이 뚜렷이 개선되고 있다. 세계적 경기 침체 속에서도 지난해 국내 신발 ODM 업체의 매출은 1년 전보다 10% 이상 증가한 데 이어 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가방·의류 수탁생산이 회복세를 보이고 뷰티와 바이오 분야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는 등 ‘한국형 ODM’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 사양길 접어들던 K슈즈의 부활
매년 5만개 신제품 쏟아내며 제조혁신
글로벌 러브콜에 'ODM 빅3' 최대 실적

국내 ‘빅3’ ODM 업체의 영업이익도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5463억원으로 2023년 전체 이익(5201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기존 최대치인 2022년의 6640억원을 훌쩍 넘어 7000억원 안팎을 기록했을 것으로 증권사들은 추정했다. 독일 아디다스 신발을 100% 생산하는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30억원으로 기존 최대치(528억원)를 경신했을 공산이 크다.
남충일 창신INC 대표는 “신제품 1개당 금형 제작에만 수십억원이 들기도 하지만 매년 신제품 5만 개를 내놓는 등 연구개발에 많은 투자를 해온 게 좋은 결과로 돌아오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글로벌 명품 핸드백을 수탁생산하는 제이에스코퍼레이션도 성장세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이 7977억원으로 전년 동기(6434억원)보다 23.9% 늘었다. 신발, 핸드백 분야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국내 패션 시장 전체 규모는 사상 최대치인 49조5544억원(트렌드리서치)을 기록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 ODM 기업이 제품 기획을 강화하고 제조 혁신을 거듭하면 중국 업체의 추격을 물리치고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