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로 통일되는 中 AI 시장, 텐센트도 딥시크 도입

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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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자사 앱과 딥시크를 연동하고 나섰다. 딥시크의 저비용 고효율 인공지능(AI) 모델을 활용해 앱 서비스를 개선하는 동안 자체 개발한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고도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텐센트는 메신저 앱인 ‘위챗’에 딥시크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딥시크가 개발한 LLM ‘R1’을 위챗 검색 엔진에 도입하기 위한 시범 테스트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텐센트는 메신저 앱 외에도 클라우드 AI 코딩 서비스와 AI 에이전트(비서) 앱인 ‘위안바오’ 등에도 딥시크를 도입할 방침이다. 또 다른 경쟁사인 바이두가 자체 개발한 LLM인 어니봇과 바이두 검색 엔진에 딥시크를 연동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서다. 알리바바와 화웨이도 클라우드 서비스에 딥시크를 연동했다.

업계에선 중국 IT업체들이 경쟁사인 딥시크 AI 모델을 도입한 것을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바이두와 텐센트 각각 자체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어서다. 텐센트는 2016년부터 텐센트 AI 랩을 설립해 LLM인 '훈위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바이두도 ‘어니’를 개발해 고도화 중이다.

중국 대형 IT업체가 딥시크를 사용하는 이유는 ‘가성비’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훈련비용이 저렴한 딥시크를 기업·소비자간 거래(B2C) 시장에 투입하고, 자체 개발한 LLM으로는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AI 시장에서 '선택과 집중'이 이뤄지는 모양새다.

미국에선 아직 딥시크에 관한 경계를 풀지 않는 분위기다. 개인 정보가 딥시크를 타고 유출될 것이란 우려가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버 보안 전문업체 팔로알토 네트웍스는 사내 사이버 위협 연구조직 '유닛42'의 조사를 바탕으로 딥시크가 '탈옥'(Jail Breaking) 공격에 취약하다고 발표했다. 전문 지식이나 경험이 없는 사용자도 딥시크를 이용해 악성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필리파 콕스웰 팔로알토 네트웍스 유닛42 일본·아시아·태평양 부사장은 "기업들은 오픈소스 LLM을 사업 과정에 도입할 때 취약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