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유전자치료제, ADC 항암제…신약개발 속도 내는 종근당
입력
수정
지면B2
과감한 R&D로 글로벌 수출 성과종근당이 신약개발 범주를 대폭 확대하며 신약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첨단바이오의약품과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제 등 신규 모달리티(치료접근법)를 모색하며 혁신 신약 및 미충족 수요가 높은 의약품을 타깃으로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노바티스에 1조7000억 기술 수출
비소세포폐암·이상지질혈증 등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 가속도
임상 1,2상…약효 가능성 확인
◇ 노바티스에 1.7조 기술수출

과감한 연구개발 전략은 2023년 11월 글로벌 기술수출 성과로 이어졌다. 저분자 화합물질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6(HDAC6) 억제제 ‘CKD-510’ 개발과 상업화에 대해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와 13억500만달러(약 1조73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CKD-510은 종근당이 연구개발한 신약후보 물질로 선택성이 높은 비히드록삼산(NHA)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HDAC6 억제제다. 전임상 연구에서 심혈관 질환 등 여러 HDAC6 관련 질환에 약효가 확인됐다. 유럽과 미국에서 진행한 임상 1상에서 안전성과 내약성을 입증받았다.
◇ 폭넓은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
종근당은 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부터 암과 같은 난치성 질환까지 폭넓은 신약 파이프라인으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비소세포폐암을 적응증으로 개발 중인 ‘CKD-702’는 이중항체 항암제다. 2022년 9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CKD-702의 안전성과 항종양 효과를 평가한 임상 1상 중간 결과를 발표하며 항암 신약으로 개발 가능성을 확인했다.CKD-702는 암세포주에서 암의 성장과 증식에 필수적인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EGFR)와 간세포성장인자 수용체(c-Met)에 동시에 결합해 두 수용체의 분해를 유도하고 신호를 차단함으로써 암세포 증식을 억제한다. 또 면역세포가 암세포에 살상 기능을 발휘하도록 돕는 항체 의존성 세포 독성(ADCC)을 일으키는 작용기전으로 표적항암제의 내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바이오 신약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종근당은 비소세포폐암을 적응증으로 CKD-702의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선별한 환자의 치료 효과를 확인해 미충족 수요가 높은 다양한 암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연구도 할 계획이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CKD-508’은 혈액 내 지방단백질 사이 콜레스테롤에스테르(CE)와 중성지방(TG)의 운반을 촉진하는 콜레스테롤에스테르 전이단백질(CETP)의 활성을 억제해 저밀도 콜레스테롤(LDL-C) 수치를 낮추고, 고밀도 콜레스테롤(HDL-C) 수치를 높여주는 기전의 신약 후보물질이다. 효종연구소에서 시행한 비임상 효력실험에서 CKD-508의 LDL-C 감소 및 HDL-C 증가 효과를 확인했으며, 이상지질혈증의 주요 지표인 아포단백질(Apo-B)이 현저하게 감소하는 것이 입증됐다.
특히 CKD-508은 약물의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뜻하는 ‘오프타깃 효과’와 약물의 지방세포 축적, 약효 미약, 낮은 안정성 등 1세대 CETP 저해제의 문제점을 극복한 2세대 약물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영국 임상 1상에서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미국 임상 1상을 승인받아 CKD-508의 안전성과 지질 개선 효과를 확인하는 한편 임상 2상을 위한 최적 용량을 탐색할 예정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CKD-508은 CETP와의 강한 결합력을 바탕으로 약물 축적 및 혈압 상승 등의 문제로 개발을 중단한 이전 CETP 저해제의 문제점을 해결해 저용량으로도 약효가 기대되는 혁신적인 약물”이라며 “개발에 성공하면 스타틴(콜레스테롤 합성저해제) 계열의 약물로도 조절되지 않는 스타틴 불응 이상지질혈증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