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단체 "뉴진스 독자 활동에 업계 혼란…방지 법안 촉구"

뉴진스 긴급 기자회견 <사진=한국온라인사진기자협회>
뉴진스 긴급 기자회견 <사진=한국온라인사진기자협회>
대중음악 단체들이 그룹 뉴진스 사태와 관련해 K팝 업계에 혼란이 커지고 있다며 탬퍼링 방지 법안 마련 등을 촉구했다.

한국매니지먼트연합,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한국음반산업협회, 한국음악콘텐츠협회 5개 음악단체는 "대중문화예술산업(이하 'K팝 산업')의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일부 기획사와 아티스트들에게는 근거 없는 여론몰이를 통해 자신의 이익을 관철하려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국회와 정부에는 주요 갈등 원인이 되는 '탬퍼링' 근절을 위한 정책 지원을 진행해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들 단체는 뉴진스 사태를 언급하며 "사안의 해결을 위해 여론전이 아닌, 정확한 사실 검증 및 관계자들과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 법안 제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기자회견 및 여론전, 뉴진스 하니의 국감 출석 및 그룹 독자 활동 등 10개월 간 이어진 해당 사안과 함께 "특정 당사자들이 사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나 분쟁을 당사자 간의 협의나 법적 절차 등을 통해 해결하려 하지 않고, 여론전과 일방적 선언으로 사안을 해결하려는 시도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K팝은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산업이기 때문에 여론몰이를 위한 단순한 의혹 제시만으로 상당 기간 포털사이트나 인터넷 커뮤니티, SNS 등을 점령할 수 있다. 이런 내용이 적절한 사실 검증이나 반박, 비판 없이 사실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국회나 정부 기관에서도 'K팝 산업 자체에 자정 능력이 없다'고 오해하고 이를 K팝 산업 전반의 문제로 인식해 여러 규제들을 도입하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 예로 지난해 10월 뉴진스 하니의 국정감사 출석 이후 발의된 아티스트의 직장 내 괴롭힘 금지 법안을 들었다.

단체는 "K팝 산업에서 아티스트 역시 모든 근로 환경에서 당연히 존중받아야 함은 마땅하다"면서도 "한편으로는 '화제성을 위해 K팝 아티스트가 동원된 것이 아니냐'는 대중의 질타가 거세게 일었다는 점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어 "관련 법안들이 산업 전체의 고려 없이 통과된다면 결국 사건 당사자들의 문제로 인해 K팝 산업계 전체가 빈번한 규제의 영향에 흔들리게 되고, 예측 불가능한 규제 환경에 따른 피해는 K팝을 지탱하는 전체 참여자들의 피해로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라며 "더 효용성 있는 제도의 마련을 위해 법적 근거에 기반한 아티스트의 근로자성 여부, 아티스트 외에 다른 K팝 종사자들의 근로 환경 등 업계의 다양한 목소리 역시 함께 들어달라"고 부탁했다.

반도체 산업의 기술유출방지법과 같은 음악 산업의 탬퍼링 방지법안을 마련해달라고도 했다.

단체는 "작년 뉴진스 기자회견은 아티스트와 소속사 간의 사적 분쟁이 여과 없이 언론에 과도하게 노출하는 계기가 됐다. 더 나아가 분쟁 중인 사안에 대한 법적 판단을 받기도 전에 독자 활동을 꾀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특히 K팝을 대표하는 아티스트의 기자회견과 독자 활동은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치고 업계의 혼란을 부추겨 K팝 산업 자체를 위기에 빠뜨리는 상황으로까지 치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탬퍼링'을 언급하며 "오로지 아티스트의 미래가치에 승부를 걸고 장기간에 걸쳐 막대한 투자를 하며 아티스트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리스크를 모두 부담해 왔던 기획사를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탬퍼링은 매우 은밀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 실체를 증명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현시점에서 탬퍼링으로부터 산업계를 보호할 수 있는 별도의 법적 제도가 부재하므로 그 실체를 밝히더라도 제대로 된 책임을 묻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단체는 탬퍼링 의혹이 산업계를 뒤덮고 있지만, 제도적인 보호 없이 여론에 노출되고 있다면서 "탬퍼링으로 K팝 산업이 심각하게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공감하고, 산업 보호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탬퍼링 시도가 성공사례를 만들 경우, K팝 산업의 산파 역할을 담당하는 연예매니지먼트업은 완전히 무너지게 될 것"이라며 "이는 단순히 국내 사업자들 간의 문제로 국한될 것이 아니며, 해외 거대 자본이 개입되어 K팝 산업이 송두리째 빼앗길 수 있는 상황도 충분히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도체 산업에서만 기업의 핵심기술과 자산을 해외로 유출시키는 산업스파이가 존재하는 것이 아닌, K팝 산업의 핵심 역량인 제작 노하우나 IP도 얼마든지 유출되고 빼앗길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단체는 "탬퍼링 방지의 핵심은 전속계약의 성실한 이행"이라면서 "산업 기술유출 방지법을 통해 반도체 산업 등 국가 핵심 기술을 보호하는 각종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처럼, 향후 전속계약을 잠탈하고 아티스트를 빼내어가는 탬퍼링 행위의 실체를 규명하고 전속계약의 성실한 이행 분위기를 조성하는 제도적 지원책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뉴진스와 관련해서는 "최근 새로운 활동명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에이전트가 있다'고 공공연하게 발표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계약이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하고 일방의 선언으로 파기된다면 K팝 산업은 존속의 기반을 잃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회와 정부는 탬퍼링 관련 분쟁이나 논란이 단순히 산업 이해당사자 간의 갈등이라 생각하지 말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핵심 산업 중 하나인 K팝 산업의 아주 중대한 리스크임을 인지해 주시길 다시 한 번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해당 협의체는 K팝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비영리 사단법인들로 구성된 조직으로서 입장문은 공익적인 목적으로 작성됐다고 덧붙였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