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석유公 "액트지오가 맞았다…메이저사 투자 의향 강해"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답변
11개 회사가 데이터 분석 이미 진행
"국가 백년대계 차원에서 시추 지속해야"
산업통상자원부가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사업(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첫 탐사 시추에서 경제성 확보가 어렵다고 발표한 가운데 국내외 11개 석유 관련 회사가 데이터 분석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프로젝트 실패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메이저사 투자가 이뤄질 경우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추 결과 나온 세부 데이터도 액트지오의 예측값에 가까워 충분히 추가 시추 유인이 있다는 게 한국석유공사 측 입장이다.

19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석유공사로부터 제출 받은 설명자료에 따르면 동해심해가스전과 관련해 국내외 11개 회사가 전문가를 보내 데이터 분석 과정을 진행했다. 석유공사 측은 "적극적인 투자 의향을 보이는 메이저사도 있다"며 "공사의 데이터와 해석에 신뢰성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투자 유치는 오는 3월 중하순께 받겠다는 계획이다.

신뢰성 논란이 일었던 액트지오의 분석도 시추 결과 상당히 정확한 것으로 판명났다는 주장도 내놨다. 시추 결과 저류층은 2584m 에 시작됐는데, 이는 액트지오 예측값(2597m)과 유사했다는 분석이다. 또 저류층 두께도 예측값(68.5m)과 거의 일치하는 69m로 조사됐다. 석유 공사 측은 "저류층의 퀄리티(질)도 예상 보다 좋은 것으로 확인했다"며 "불행히 초기 분석에는 저류층에 유·가스 보다 물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지만, 5월경 더 확실한 결과를 알 수 있다"고 했다.

예산과 관련해서도 상당 부분 자체 예산으로 충당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석유공사는 답변서에서 "지난 4년간 1조9000억원의 차입금을 갑축한 결과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3000억원, 당기 순이익 1950억원(으로 예상한다)"며 "지난 3년간 당기 순이익(6700억원)으로, 이 금액만으로도 5공 정도는 시추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석유공사측은 또 "최근 대왕고래 구조의 시추결과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언론의 보도로 인해 마치 동해 심해가스전 개발 프로젝트 전체가 실패한 것처럼 오해되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이번 대왕고래 시추 결과는 실패가 아니라 동해 심해가스전의 성공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으며, 꾸준한 탐사시추는 석유가스 개발 성공을 향한 필수불가결한 열쇠"라고 주장했다.

여권에서도 1차 시추에서 확인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꾸준히 시추를 이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노르웨이도 에코피스크 유전을 발견하기까지 32개공 탐사 시추에 실패하는 등 대부분의 유전보유국이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나경원 의원은 "단 한번 시추가 실패했다고 사기극이라면 세계의 거의 모든 유전이 사기극이었을 것"이라며 "자원개발 사업은 국가 안보사업이자, 국가 미래를 위한 사업인만큼 산업부가 중심을 잡고 백년대계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슬기/정소람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