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경 대표 "불황도 피해가는 음악 IP 시장…올해 미국 서비스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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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 공략 나선 정현경 뮤직카우 대표
음악 저작권 투자 플랫폼 운영
국내 벗어나 해외 시장 진출
"안정적 배당으로 투자 수요 높아
연금 성격 살려 금융 상품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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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경 뮤직카우 대표는 19일 “뮤직카우는 올 상반기 미국에서 베타 서비스를 선보이고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라며 “미국 유명 아티스트의 곡을 청약하는 것으로 시작해 해외로 서비스를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뮤직카우는 세계 최초 음악 저작권 거래 플랫폼이다. 창작자의 저작권 일부를 양도받아 이를 주식처럼 잘게 쪼개 경매한다. 이용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나 유명 음악가의 저작권에 투자해 주기적으로 배당금을 정산받고, 저작권 가치가 오르면 추후 매각해 시세 차익을 거둘 수도 있다. 2016년 설립돼 2018년 8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2022년 4월에는 미국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뮤직카우는 지난해 11월 미국 현지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락네이션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락네이션은 뮤직카우 미국법인 지분 약 15%를 인수해 뮤직카우 한국법인에 이어 2대주주 자리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저작권 조각 투자는 창작자가 저작권을 유동화할 수 있도록 할 뿐 아니라 팬들과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수단이 됐다”며 “미국에서는 현지 아티스트들이 자신의 저작권 청약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해 팬들과의 유대감을 더욱 강화하는 전략을 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가수들은 팬들과 수익을 나눌 수 있는 뮤직카우 플랫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덧붙였다.
음악 저작권 투자의 가장 큰 장점은 경기를 타지 않는 안정성이다. 정 대표는 “사람들은 전쟁이 나고 경제 위기가 닥쳐도 음악에서 위안을 얻기 때문에 저작권료가 발생한다”며 “불황이 와도 영향을 받지 않는 거의 유일한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과 달리 뮤직카우 활성화를 위한 과제는 아직 남아 있다. 정 대표는 “개인투자자 기준 연간 1000만원의 투자 한도가 있다”며 “저작권은 배당 수익이 꾸준한 연금성 상품이어서 고액 노후 자산 수요가 많은데 상품의 장점을 살릴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뮤직카우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미국 진출은 뮤직카우의 지역적 다양화 전략의 일환이다.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환경이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미국에 진출해 활로를 찾겠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금융업계와 함께 저작권 기반 금융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음악 저작권은 안정성이 크기 때문에 북미를 중심으로 PE(사모펀드) 등의 관심도 높은 편”이라며 “다양한 협력사와 손잡고 저작권 투자 시장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사업가인 아버지로부터 시련 속에서 기회를 찾는 마음가짐을 배웠다고 한다. 그는 “아버지께서는 ‘시련에서 뭔가 배운다면 가치 있는 시간이 될 것이지만 그걸 찾지 못한다면 시련은 시련으로 끝난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며 “늘 새롭게 생각하고 도전하게끔 하는 사고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