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에도 쉿!…모회사 눈치 보는 광고 대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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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기획·이노션 등 최대 영업이익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계열 광고 대행사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모기업이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광고 대행사들은 모기업의 안정적인 일감을 기반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반면 대기업 계열이 아닌 독립 광고 대행사들은 경기 침체의 역풍을 비켜가지 못했다.
계열사 일감 비중 70% 넘겨
해외서 광고·마케팅 집중된 영향
독립 광고대행사들 매출은 역성장

삼성전자를 포함해 계열사 광고와 마케팅 관련 수주가 증가한 영향이 컸다. 지난해 제일기획의 삼성 계열사 일감 비중은 73%로 전년(70%) 대비 3%포인트 높아졌다. 제일기획은 ‘일감 몰아주기’ 비판 속에 지난 10여 년간 비계열사 일감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지만 오히려 계열사 의존도가 올라갔다. 특히 삼성전자는 작년 1~9월 광고 선전비로만 4조2032억원을 써 제일기획의 호실적을 뒷받침했다. 이는 전년 동기(3조9030억원)보다 7.6% 늘어난 수준이다.


이들 대기업 계열 광고 대행사들은 이같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실적에 대한 언급을 함구하고 있다. 언론에 보도자료 조차 배포하지 않았다. 경기 침체로 모기업이 대체로 어려운 상황에 있기 때문이다.
반면 독립 광고 대행사의 실적은 나빴다. 디지털 광고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는 에코마케팅은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광고 대행 관련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5.6% 감소한 366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FSN도 광고 대행업과 모바일 광고 부문 매출이 1.8% 감소한 560억원이었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내수 위주인 중소형 광고 대행사는 올해도 어려운 해가 되겠지만 해외 물량이 많은 대기업 계열 대행사는 올해 또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