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폭등에…전국서 금은방 절도 사건 '기승'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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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이 연일 치솟는 가운데 지난해 연말부터 전국의 금은방에서 절도 사건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21일 경남 창원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창원시 성산구의 한 금은방에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장갑을 착용한 40대 남성이 방문해 금은방 업주에게 "30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구매하고 싶다"고 말했다.

업주가 금목걸이 2700만원 상당의 2점과 금팔찌 1점을 보여주자 이 남성은 귀금속을 구경하는 척하다 그대로 낚아채 도주했다.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지난 12일 양산 남부동의 한 거리에서 이 남성을 검거해 13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창원에서 범행을 저지르고 김해의 한 금은방에서 훔친 귀금속을 팔아 현금 2000만원을 챙겼지만 대부분 인터넷 도박에 탕진했다. 그는 돈이 떨어지자 김해와 양산, 부산의 금은방 7곳에서 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시도했고, 미수에 그쳐 붙잡혔다.

앞서 지난달 20일에는 부산 부산진구의 한 금은방에서 20대 남성이 손님 행세를 하며 귀금속을 구경하는 척하다 180만원 상당의 금목걸이 1점을 훔쳐 달아났다. 범행 5시간 만에 검거된 이 남성은 지난해 11월부터 부산진구 일대의 금은방과 휴대폰 매장을 돌아 다니며 3차례에 걸쳐 귀금속과 휴대전화 등 4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강릉과 인천에서는 영업을 마친 금은방의 유리를 깨고 귀금속을 훔쳐 달아난 후 경찰에 붙잡히는 사건도 있었다. 검거된 피의자들은 20~40대 사이 청장년층 남성들로 생계난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 밖에도 지난해 연말부터 이달까지 광주, 경기, 충북, 대구, 전북 등 전국 곳곳에서 손님인 척 행세해 귀금속을 훔쳐 달아나는 사건이 다수 발생했다. 경찰은 금은방을 상대로 한 범죄 예방 진단에 나서거나 범죄 취약지 순찰을 늘리는 등 범죄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전날 오후 기준 한국금거래소의 금 1돈(3.75g) 가격은 60만3000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다. 열흘 전인 지난 10일에는 58만7000원, 지난달 1일에는 53만3000원으로 금값은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