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42% 뚝…K컬처 호황 속 애니만 '뒷걸음'

유아용 집중하다 저출생 직격탄
한국의 문화 콘텐츠 수출액이 5년간 갑절로 늘어난 사이 국내 애니메이션만 뒷걸음질 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 6436만달러(약 926억원)이던 애니메이션 수출액이 지난해 상반기 3700만달러(추정치)로 42.5%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국 음악 수출액은 3억823만달러에서 6억6911만달러로 117.1% 증가했다.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등을 합한 방송 수출액도 1억8815만달러에서 3억516만달러로 5년간 62.2% 늘었다.

K팝과 K드라마 등이 국내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적으로 뻗어나가는 동안 K애니메이션은 내수시장에서도 홀대받으며 성장 기회를 잃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극장 애니메이션 관객은 2019년 458만9365명에서 2023년 101만582명으로 4분의 1토막 났다. 이 사이 극장 애니메이션 매출은 353억7217만원에서 90억5469만원으로 74.4% 급감했다. 반면 세계 애니메이션 시장 규모는 2019년 3122억달러에서 2023년 3891억달러로 24.6% 커졌다.

정부 지원도 열악한 편이다. 지난 5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벤처투자가 조성한 6000억원 규모의 K콘텐츠 펀드 중 애니메이션 출자액은 100억원에 불과하다. 올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애니메이션 지원 예산도 28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0.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원종환/구교범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