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①] 국내 밸류업 평가 1위 ‘코웨이’…HMM·금호석화도 ‘톱 3’ 진입

‘2025 대한민국 밸류업 성과 평가’에서 코웨이가 1년 만에 1위에 복귀했다. 기업의 가치 제고를 뜻하는 밸류업은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지속가능성 지표인 ESG 성과 등을 아우른다. 기업의 주주가치 제고와 지속가능성 성과 등을 눈여겨볼 수 있는 밸류업 평가는 시장 투자자에게 바로미터가 되어줄 것이다.
[한경ESG]- 2025 대한민국 밸류업 성과 평가 ①
〈한경ESG〉가 KB증권 ESG리서치팀과 공동으로 진행한 ‘2025 대한민국 밸류업 성과 평가’에서 코웨이와 HMM, 금호석유화학이 나란히 1·2·3위를 차지했다. 코웨이는 2021년부터 2년 연속 1위를 선점하다 지난해 2위로 밀려났지만, 올해 다시 1위를 회복했다.

이번 평가는 지난 2021년부터 진행해온 ROESG 평가를 최근 시장의 트렌드에 맞춰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올해는 글로벌 3대 평가기관인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과 스탠더드앤푸어스(S&P) 글로벌, 아라베스크의 점수를 토대로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와 지속가능성 지표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성과를 통합해 산출했다. 이는 일본의 ROESG 조사 방식을 그대로 적용한 것으로, 기업의 종합적 지속가능성을 수치화하는 차원에서 진행했다.

ROESG 조사는 일본의 이토 구니오 히토츠바시대 교수가 시작한 조사로, 재무적 활동과 비재무적 활동의 조화가 기업가치를 장기적으로 향상시킨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으며, ESG뿐 아니라 자본의 수익성까지 고려한 대표적 지표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시가총액 5000억 원 이상 상장사 중 3년 평균 자기자본비율 30% 이상, 부채비율 200% 미만의 3년 연속 흑자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수익성 지표인 ROE와 지속가능성 지표인 ESG를 통합해 10점 만점 결과를 토대로 우수 기업을 선정했다.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객관성 확보를 위해 국내 기관의 평가를 제외하고, 글로벌 평가기관인 MSCI, S&P 글로벌, 아라베스크의 ESG 점수로 한정한 후 최근 3년 평균 ROE(연결 기준 ROE, 지배주주 지분)를 반영한 것이 이전과 달라진 점이다.

ESG 점수는 평가기관별로 상위 10% 기업은 10점 만점을 부여하고, 10% 구간마다 1점씩 줄이면서 점수를 부여한 후 평균을 냈다. 자기자본비율을 30% 이상으로 한정한 것은 과도한 레버리지 효과에 따라 ROE에서 착시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3년 연속 흑자 기업을 선정한 것은 안정적 실적을 유지하는지 여부를 살피기 위함이다. 〈한경ESG〉는 이 같은 평가 방식을 토대로 총 50개 기업을 ‘2025 대한민국 밸류업 성과 평가 톱 50’으로 선정했다.

밸류업 성과, 기업 희비 엇갈려

지난해 밸류업 성과를 기준으로 ROESG 점수가 가장 높은 기업은 코웨이였다. 지난 2023년 조사에서는 금호석유화학에 선두 자리를 빼앗겼다가 이번에 다시 1위로 올라섰다. 코웨이는 글로벌 평가기관으로부터 ‘ROESG 톱 50 기업’ 중 가장 높은 점수인 28.28점을 받았다. 올해 ROE 32.63%, ESG 점수는 8.67점을 각각 받았다. 이는 지난 2023년 ROESG 결과(ROE 37.8%, ESG 7.0점)보다 ESG 점수가 상향 조정된 것이다. 반면 ROE는 소폭 낮아졌다.

코웨이 다음으로 높은 점수를 받은 HMM은 총점이 28.28점으로 코웨이와 같지만, ESG 점수는 5.33점으로 코웨이 보다 낮은 점수를 획득해 2위에 머물렀다. HMM의 ROE는 53.02%로 가장 높았지 만 ESG 점수가 낮아 ROESG 점수도 떨어 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ESG 점수는 2023년(4.8점)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HMM도 글로벌 평가 기관 중 MSCI로부 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해 밸류업 성과 결과를 보면 코웨이, HMM 같은 기업은 높은 ROE를 유지하면서도 ESG 점수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 중 코웨이는 높은 ESG 점수 덕분에 지속가능 경영 측면에서도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2023년 ROESG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던 금호석유화학은 ESG와 ROE 점수에서 다소 낮은 점수를 받아 3위로 밀려났다. 다만 ESG 점수는 7.33점을 기록했다. 이어 밸류업 성과 점수가 높은 순으로는 LG이노텍과 BGF리테일 순이다. 다만 LG이노텍과 BGF리테일은 상대적으로 ROESG가 낮아 지속가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고려한 평가에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0위권 밖에 있던 현대글로비스는 6계단이나 뛰어올라 7위권에 진입했다. 또 기아(23위→9위)와 SK바이오사이언스(18위→10위) 등도 10위권에 진입했다. 또 제일기획, CJ제일제당, 셀트리온 등 신규로 진입한 기업도 다수 눈에 띈다.

업종별로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 분야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2025년 ROESG 조사 평가 대상 기업은 코스피 15개 업종으로 분류된다. 이 중 상위 10위권 내 업종은 서비스와 운송·창고, 화학, 전기·전자, 유통 등 업종에 속한 기업들이 강세를 보였다.

반면 올해 밸류업 성과지표에서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종목도 눈에 띈다. 반면 삼성전기(6위→12위)를 비롯해 LG 전자(10위→30위), 롯데정밀화학(11위 →127위), SK케미칼(9위→156위) 등이 2023년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김준섭 KB증권 ESG 리서치팀장은 “작년 ROESG 조사 결과 ROESG 상위 그룹 일수록 2024년 1년간 주가수익률이 ESG 점수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였다”며 “계엄 국면으로 2024년 주식시장이 유달리 변동성이 심한 가운데 ROESG가 높은 기업일수록 견조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판 단된다.” 이어 그는 “ESG 경영의 성숙도가 기업 가치 평가 변수로 부상한 밸류업 프로그램의 영향도 한 몫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