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 싸도 중국산은 좀…" BYD가 맞닥뜨린 한국 현실 [이슈+]

컨슈머인사이트 설문조사
"중국산보다 국산 사겠다"
중국 전기차 부정적 여론 확산
중국산 전기차 브랜드 BYD(비야디)가 한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중국산이라 꺼려진다"는 반응이 상당수 나오고 있다. BYD의 국내 진출 이전에 자동차 업계에선 '중국산에 대한 인식 전환'을 최우선 과제로 짚은 바 있는데 예상대로의 여론이 형성된 셈이다.

25일 자동차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조사한 중국 BYD가 국내 시장에 내놓은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토3 출시 전 신차 초기 반응을 보면 관심도는 6%, 구입 의향은 4%로 한 자릿수에 그쳤다.

이 조사는 출시 전후 5개월 이내 신차 대상으로 2년 내 신차 구입 의향자 500명 대상으로 진행됐다. 각 모델의 실구매 가격,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배터리 종류 등 주요 제원을 제시한 뒤 소비자 반응을 비교한 결과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아토3와 함께 국산 경쟁 모델을 포함한 3개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제시한 설문에선 아토3의 구입 의향이 14%로 가장 낮았다고 밝혔다. 과반수 선택을 받은 모델은 기아 EV3로 조사 대상의 절반을 넘었다(53%). 그 다음으로는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33%)을 택해 응답자 10명 중 9명꼴(86%)로 중국산보다는 국산 전기차를 선택했다.

또 다른 조사에서도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인됐다. 직영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가 오픈서베이를 통해 전국 30~49세 남녀 500명 대상으로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국내 진출에 대한 의견을 물었더니 '긍정적'이라는 답변은 11.6%에 불과한 반면 '부정적' 응답은 과반을 차지했다(51.8%). 이유(복수응답 기준)로는 품질 및 내구성에 대한 우려가 62.2%로 가장 높았고,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도 54.4%로 컸다.

아토3는 지난달 16일 BYD가 한국 시장에 처음 선보인 전기차다. 보조금 혜택을 제외한 출고가(3130만원) 기준으로 국산 경쟁 모델 대비 1000만원가량 저렴해 이목이 집중됐다. 전기차 보조금을 더할 경우 실구매가는 더 저렴해질 전망.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321㎞로 차체 크기는 전장 4455㎜, 축거 2720㎜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탑재됐다.
 기아 컴팩트 전기 SUV EV3.
기아 컴팩트 전기 SUV EV3.

부정적 인식에도..."앞으로 공세 거세질 듯"

부정적 여론에도 앞으로 중국산 전기차의 국내 시장 공세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BYD는 전기차 178만대를 생산해 테슬라(177만대)를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업체로 올라섰다.

BYD 판매량의 자국 내수 비중이 약 75%나 돼 한계가 있단 지적도 나오지만, 동남아시아·중동·남미 등 신흥 시장에서의 약진을 감안하면 무시하기는 힘들다는 분석도 있다.

때문에 국내 완성차 업계도 중국 전기차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BYD는 아토3 외에도 중형 전기 세단 '씰'과 국내에서 인기가 많은 중형 SUV 세그먼트인 '씨라이언7'을 앞으로 국내 론칭할 계획이다. BYD뿐 아니라 중국 최대 자동차그룹 지리 그룹의 고급 브랜드 지커도 국내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마케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인식은 충분히 변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일단 가격에서 국산차 대비 압도적 메리트(장점)가 있기 때문에 마냥 무시할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