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건설사' 삼부토건, 회생절차 신청…중견건설사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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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시공능력 평가 71위…부채비율 838%국내 1호 건설사인 중견건설사 삼부토건이 10년 만에 다시 법원에 법정관리(기업 회생절차)
주택 브랜드 삼부 르네상스 보유
를 신청했다. 1948년 설립된 삼부토건은 국내 1호 토목건축공사업 면허를 갖고 있다.

삼부토건은 2020년 이후 2023년까지 4년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의 경우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손실이 6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5.6% 늘었다. 같은해 9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838.5%이다.
삼부토건은 지난해 국토교통부의 시공 능력 평가 71위인 중견건설사로 아파트 브랜드 삼부 르네상스를 보유하고 있다. 1965년 3월 국내 첫 토목건축공사업면허를 취득해 경인·경부고속도로와 서울지하철 1호선 건설 등 굵직한 토목 공사를 담당하며 성장했다.
그러나 2011년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 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사업이 부실화하면서 관련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갚지 못해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한 후 2개월 만에 취하한 바 있다. 당시 금융기관들과 자율협약을 체결, 르네상스서울호텔을 담보로 제공하고 7500억원을 지원받았지만 구조조정에 실패해 2015년 8월 법원에 다시 회생신청을 했다. 2년 후인 2017년 휴림로봇(옛 DST로봇)이 주축이 된 컨소시엄에 매각되며 법정 관리에서 벗어났다. 이후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으나 높은 매각가 등을 이유로 성사되지 못했다.
삼부토건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유라시아경제인협회 등과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2022년 말부터 우크라 재건 수혜주로 주목받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주가 조작 의혹이 제기됐고, 회계법인이 2024년 상반기 연결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 의견을 거절했다. 한국거래소는 '관리종목'으로 지정해 한동안 주식 매매를 정지시킨 바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계속되는 건설 경기 침체 속 시장의 허리 격인 중견 건설사의 줄도산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