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수주전, 오라클에 졌다"…코너 몰린 MS

모바일 시대 전환 못 읽었는데…AI 사업도 최대 위기

美 IB "오픈AI와 계약 취소"
스타게이트 동맹에 일감 뺏겨
MS는 "강력한 성장 계속할 것"

오픈AI에 18.6兆 투자했는데
소프트뱅크에 대주주 뺏길 수도
AI 사업 경쟁력까지 약해 한숨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픈AI를 오라클에 빼앗겼다.’ 24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투자은행 TD카우언의 투자자 메모가 MS를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오픈AI가 MS 데이터센터에 의존하던 인공지능(AI) 모델 훈련을 최근 파트너십을 체결한 오라클로 이전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메모의 골자다. 오픈AI와 오라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AI 인프라 야심작인 5000억달러 규모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맡은 핵심 기업이다. MS가 공들여 키운 오픈AI에 배신당할 가능성이 제기되자 MS의 AI 비즈니스 전반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 시장 불신 더 키운 MS 성명

TD카우언의 공세는 지난 21일 ‘MS가 미국 내 최소 두 곳의 데이터센터 운영업체와의 임차 계약을 해지했다’는 메모의 연장선이다. 이에 따르면 MS는 시설 및 전력 공급 지연을 이유로 수백㎿ 용량의 데이터센터 임차 계약을 해지했고, 임차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던 데이터센터를 정식 임차하는 것도 철회했다. 미국 테크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도 오픈AI가 이미 2030년까지 자사 데이터센터 용량 중 75%를 스타게이트로 이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MS는 이날 반박 성명을 냈다. “일부 지역에서 인프라 투자 속도를 조정하거나 조절할 수는 있지만 강력한 성장을 계속할 것”이라며 “이번 회계연도에 수립한 투자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2025회계연도(2024년 7월~2025년 6월)에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에 들어가는 자본 지출 규모를 800억달러(약 114조4700억원)까지 늘린다는 목표만 재확인했을 뿐, TD카우언 메모의 진위에는 침묵으로 일관해 오히려 시장의 의구심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MS 주가는 24일 기준 1년 전과 비교해 0.87% 떨어지며 매그니피센트 7(M7) 기업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 오픈AI 최대주주 지위도 뺏길라

시장에선 MS가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왕따’ 처지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MS는 트럼프 1기 시절에도 정부의 이민 제한 정책 등을 놓고 여러 차례 부딪쳤다. 메타, 아마존 등은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창업자가 대통령 취임식에 나란히 도열하는 등 ‘트럼프의 등’에 올라탔지만, MS는 여전히 정부와 거리를 두고 있다. 전날 역대 최대 규모인 5000억달러(약 714조원)를 투입해 2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승부수를 던진 애플과 달리 소프트웨어 기업인 MS는 대규모 공장 건설 등의 카드를 내기에도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오픈AI의 독자 행보는 MS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현재 MS는 오픈AI에 총 130억달러(약 18조6000억원)를 투자해 49%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와 관련해 최근 스타게이트 3인방 중 한 곳인 소프트뱅크가 오픈AI에 최대 250억달러를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소프트뱅크를 포함해 오픈AI가 총 400억달러의 자금 조달에 성공하면 오픈AI의 최대주주 지위는 MS에서 소프트뱅크로 넘어간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