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가린 채 4시간 동안 발길질 당했다" 정청래 울먹인 이유

국회 탄핵소추위원으로 최종 진술
"마음 안 든다고 국민 린치해도 되나"
출처=MBC뉴스 유튜브 캡처
출처=MBC뉴스 유튜브 캡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마지막 변론에서 국회 탄핵소추위원으로서 최종 의견 진술을 위해 발언대에 선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이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위원장을 전날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의견 진술에서 "헌법과 나라를 사랑하는 국민들이 애국가를 자랑스럽게 부를 수 있도록 피청구인을 하루빨리 신속하게, 만장일치로 파면해 달라"고 말한 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이라며 애국가 1절을 읊었다.

정 위원장은 1980년대 민주화 운동에 몸담았던 시절을 언급하면서 목이 메는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국회 운동장 근처에서 본청으로 한 발짝씩 내디딜 때마다 36년 전 1988년 9월의 밤이 마치 어젯밤 악몽처럼 떠올랐다. 새벽 1시 안기부에 잡혀 서울 을지로 어디쯤 한 호텔로 끌려가 수건으로 눈을 가린 채 속옷 차림으로 4시간 동안 주먹질, 발길질을 당했다"며 울먹였다.

정 위원장은 "국가기관은 헌법과 법률의 테두리 안에서 합법적으로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며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국민과 헌법에 주먹질하고 린치하면 되겠냐"고 강조했다.

그는 "계엄 선포는 논란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위헌 행위"라며 윤 대통령의 탄핵 소추 사유를 ▲ 헌법상 계엄 조건 위반 ▲ 계엄 선포 절차 위반 ▲ 국회 권능 방해 ▲ 위헌위법한 포고령 발표 ▲ 중앙선관위 침탈과 주요 인사 체포 시도 등 총 5가지로 요약했다.

정 위원장은 계엄 선포가 '경고성'이었다는 윤 대통령 측 주장도 반박했다. 그는 "피청구인은 대국민 사과는커녕 경고성 짧은 계엄이었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변명한다"며 윤 대통령 측이 계엄 선포 이유로 든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서 "계엄선포문에도 없던 사후 알리바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