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미 헨켈 코리아 대표 "수평적 조직·스마트 워크 정착이 지속가능경영 성과 비결이죠"

헨켈은 1800년대 후반 가루세제를 발명해 가사 노동 시간을 8시간에서 2시간으로 단축시킨 혁신 기업으로 알려져있다. 김영미 헨켈 코리아 대표는 지나 30여 년간 근무하면서 수평적 조직문화와 스마트 워크 도입을 주도하며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김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경ESG] - 여성 리더 시대 ⑨ 김영미 헨켈 코리아 대표
“헨켈은 여성의 삶을 혁신적으로 바꾼 이노베이터 기업이다.”

김영미 헨켈 코리아 대표는 헨켈의 혁신과 지속가능한 성장의 한 예로 헨켈의 퍼실 제품을 예로 들며 “헨켈은 18076년에 가루세제를 발명해 세탁에 소요되는 가사 노동 시간을 8시간에서 2시간으로 단축시킨 혁신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헨켈의 지속가능경영 철학은 혁신 적 개척 정신을 토대로 다음 세대를 위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토대로 헨켈 코리아는 한정된 자원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혁신적 지속 가능 성장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헨켈은 1876년 독일에서 설립한 다국적 기업으로, 접착 테크놀러지스와 컨슈머 브랜드로 2가지 주요 사업 부문을 운영하고 있다. 1989년 국내에 진출한 헨켈 코리아는 독일의 글로벌 화학 및 소비재 기업인 헨켈(Henkel AG & Co. KGaA)의 한국 법인으로, 국내에만 반도체 소재와 접 착제, 세제 등 4개의 생산 공장과 연구개발(R&D)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또 헨켈 코리아는 현재 산업용 접착제 및 표면 처리 기술, 소비재 제품(세제, 헤어 케어 제품 등) 공급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접착 테크놀러지스는 헨켈의 주력 사업 중 하나로, 주요 제품은 록타이트·테크노 멜트·본더라이트 등이 있으며,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서도 필수적 솔루션을 제공한다. 헨켈 코리아는 퍼실과 프릴, 퍼울 등 소비자용 세탁 세제와 주방용 세제를 생산 판매하면서 국내외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굳혔다. 시세이도, 슈바츠코프 등 뷰티 케어 상품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사업 규모 역시 한국 내 연 매출이 7000억 원 규모에 달하며 직원 수는 약 650명이다.
김 대표는 지난 2020년 헨켈 코리아 최초로 한국인 대표로 선임된 이후 지난 5년간 헨켈 코리아 내 수평적 조직문화와 스마트 워크 도입을 주도하며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그는 1992년 동성화학 해외사 업 분야에서 사회 첫발을 내디딘 후 근무 하던 회사가 2008년 헨켈 코리아에 피인 수되면서 총 33년의 경력과 능력을 인정 받았다.

김 대표는 취임한 이후 헨켈 글로벌이 추진했던 ‘모바일 워크 플레이스’를 전격 도입해 직원들이 거주지와 가까운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유연 출퇴근제를 적극 시행하는 등 스마트 워크 시스템을 정착시키는데 기여했다

그는 또 수평적 조직문화를 정착시키 기 위해 내부적으로 직급에 대한 호칭을 없애고 서로를 이름이나 ‘님’으로 부르는 문화를 도입하면서 경직된 조직문화를 변화시키는 데 일조했다. 자신이 먼저 수평적 조직문화를 적극 도입하며 분위기를 바꾼 결과 조직 내에서 동등한 목소리를 내는 분위기를 유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대표는 일과 가정의 경계를 명확히 설정하고 스스로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는 차원의 디스커넥트 포인트(disconnect point)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헨켈 코리아는 여성 리더들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여성 관리자의 비율을 꾸준히 높여나갔다. 최근 헨켈 코리아의 여성 매니저 비율은 27%를 넘어섰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 일답.

헨켈의 지속가능경영 전략은 무엇인가.
“헨켈의 철학은 ‘Pioneers at Heart for the Good of Generations’다. 즉, 혁신적 개척 정신을 바탕으로 다음 세대를 위한 가치를 창출한다. 헨켈은 1992년 세계 최초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한 기업이기도 하다. 환경보호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헨켈 코리아가 ESG 경영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활동은.
“헨켈 코리아는 기후 중립 실천, 사회적가치 실현 협력, 산업계 ESG 문화 확산, 미래세대를 위한 더 나은 사회와 환경 조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산화탄소(CO₂)를 포함해 메탄(CH₄), 아산화질소(NO₂) 등 다양한 온실가스배출량 자체를 포괄적으로 대폭 줄이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또 신규 생산시설인 송도플랜트에 태양광 패널, 빗물 재활용, 에너지 고효율 장비 등을 적용해 친환경성을 강화했다.”

헨켈 코리아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2045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스코프 1·2(직간접배출량)를 2021년 대비 42% 감축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위해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에서 배출량을 모니터링하고, 친환경 제품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헨켈은 2021년을 기준으로 2030년까지 스코프 3(총외부배출량)를 30% 감축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의 소비자나 고객과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한국의 소비자나 고객과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투명성과 정직성, 그리고 사회적책임, ESG 경영이다. 한국 소비자들은 기업의 윤리성과 투명성을 매우 중요시하며, 정직한 마케팅과 명확한 정보 제공을 신뢰의 기본 요소로 삼고 있다. 또 환경보호, 윤리적 경영, 지역사회 기여 등 ESG 활동에 관심이 높아 기업이 단순한 이윤 창출을 넘어 사회적가치를 실현하는 모습을 보일 때 더욱 강하게 신뢰한다. 따라서 글로벌 기업이 한국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투명한 소통과 함께 지속가능성, 사회적책임을 실천하는 것이 필수다.”

ESG와 관련해 헨켈 코리아가 단기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헨켈 코리아는 ‘Achieve More with Less’라는 목표를 갖고 한정된 자원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혁신적 지속가능 성장 솔루션을 추구한다. 이를 위해 에너지 효율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지속가능성 목표 실현에 근거한 제품과 기술을 개발하며,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임직원들이 ESG 경영 및 지속가능한 목표에 더 쉽게 참여하도록 어떻게 독려하는지.
“헨켈 코리아는 임직원들이 ESG 경영 및 지속가능한 목표에 쉽게 참여하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Sustainability at Heart’ 프로그램은 직원들에게 지속가능성에 대한 포괄적 교육을 제공하며, 전 세계 헨켈 직원들이 동참하고 있다. 예컨대 뚝섬공원 내 ‘헨켈 포레스트’ 조성과 시각장애인과 함께하는 걷기 대회 가이드 워크 참여, 어린이 환경 교육을 위한 동화책 제작 및 기부, 헨켈 어린이 과학자 세상 운영 등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헨켈과 협업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문화나 관습이 영향을 미친 부분이 있나.
“한국은 전통과 혁신이 공존하는 나라이면서 빠른 기술 발전과 새로운 트렌드에 대한 수용력이 높아 헨켈 글로벌과의 협업에서도 유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 한국의 소비자들은 신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이고 새로운 제품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 이는 헨켈 코리아가 혁신적 제품을 도입하고 지속가능한 제품을 개발하는 데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또 한국의 업무 문화는 신속한 의사결정과 문제해결 능력을 중시하기에 글로벌 헨켈과 협업할 때 빠른 실행력을 발휘할 수 있는 강점이 된다.”

워크 라이프 밸런스를 위한 조언을 해주신다면.
“여성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점은 ‘디스커넥트 포인트’를 찾는 것이다. 일과 가정의 경계를 명확히 설정하고, 스스로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 경우 출퇴근하는 차 안이 디스커넥트 포인트다. 집에서는 가족과 온전히 시간을 보내고, 회사에서는 일에 집중하도록 나만의 전환점을 만들 필요가 있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