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까지 갈아치우나…젤렌스키 때린 美 발언에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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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우크라, 전쟁 끝낼 지도자 필요"
수장 교체 필요하단 의중 에둘러 비쳐
EU·나토, 美 제외한 안보 정상 회의
"우크라 평화 보장할 '의지의 연합'"

3일(한국시간) 연합뉴스에 따르면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일(현지시간) CNN에서 우크라이나와 정상 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사임을 원하고 있냐는 물음에 "우리는 미국과 협상할 수 있고, 결국 러시아와 협상을 해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우크라이나)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왈츠 보좌관이 이런 언급은 우크라이나전쟁 종식을 위해선 우크라이나의 정권 교체가 필요하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의중을 에둘러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개인적 동기나 정치적 동기가 자국 내의 전쟁을 끝내는 것과 다르다는 것이 분명해질 경우 그는 정말 심각한 문제가 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왈츠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도 '젤렌스키 대통령이 진정 평화를 위해 노력할 준비가 되면 언제든지 돌아오는 것을 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면서도 "협상에 나설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가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과 협상할 수 있을지, 전쟁을 끝내겠다는 우리의 목표를 공유할지도 불투명했다"고 덧붙였다.

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도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설전을 벌이고 광물 협정 체결이 무산된 이후 사실상 미국을 제외한 EU와 나토가 '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티머 총리는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이날 모인 정상들이 "우크라이나의 협정을 수호하고 평화를 보장할 '의지의 연합'(Coalition of the willing)을 발전시키는 데 나아가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영국과 프랑스 주도로 우크라이나와 협력해 짜려고 하는 전후 안보 계획에 다수 국가가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스티머 총리는 "모든 국가가 기여할 역량이 있다고 느끼지는 못하나 우리가 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의지 있는 국가들이 시급히 계획을 강화할 것"이라며 "영국은 지상군과 공군기로 이를 지지할 준비가 됐다. 유럽이 무거운 짐을 져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스티머 총리는 회의 직전 BBC에서도 "영국은 프랑스와 1∼2개 다른 국가와 함께 싸움을 멈출 계획에 관해 우크라이나와 협력할 것이며, 그 계획을 미국과 논의하겠다"고 했었다.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더 많은 유럽 국가가 방위비를 증액할 계획이다. 이는 좋은 소식"이라고 했다. 투스크 폴란드 총리도 정상들이 유럽 안보에 대한 책임을 늘리고 나토 내에서 방위 지출을 늘리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유럽은 급히 재무장해야 한다"며 오는 6일 EU 정상회의에서 이를 위한 포괄적인 계획을 제시할 것이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