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전도 주도…찬탄·반탄 집회 핵심축 된 청년들
입력
수정
지면A4
정치 이슈 중심으로 부상2030세대 보수화와 함께 나타난 현상 중 하나는 탄핵 찬반 집회에서 젊은 층 목소리가 커졌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목소리를 내지 않던 2030세대 중 일부가 보수적인 목소리를, 다른 일부는 진보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진보 성향 2030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집회 문화를 주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수는 물론 진보집회서도 활동
이전보다 목소리 내며 양극화
지난해 12월 3일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국회의사당으로 모여든 이들 중 다수가 2030이었다. 이후 이어진 탄핵 찬성 집회도 2030세대가 이끌었다. 이들은 집회 장소에 아이돌 콘서트장에서 쓰던 응원봉을 들고 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과거 집회에선 ‘임을 위한 행진곡’ 같은 민중가요가 반복됐는데, 최근 집회에선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로제의 ‘아파트’ 같은 K팝이 더 자주 등장했다.
2030세대가 계엄 규탄 및 탄핵 찬성 집회에 나서자 여론전 양상도 바뀌었다. 인터넷 유행 콘텐츠(밈)를 활용한 여론전이 더욱 활발해졌다. 지난 1월엔 윤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는 집회가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서 열렸는데, 폭설 속에 은박 담요를 덮은 집회 참가자를 찍은 사진들이 ‘키세스 시위대’라는 이름으로 공유됐다. 관저 앞 체포 촉구 집회 역시 2030세대가 주역이었다.
지난 연말 탄핵 찬성 집회에 참석한 취업준비생 최다연 씨(26)는 “지인들이 SNS에 ‘집회 참가 인증샷’을 올리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모습을 보고 집회에 나가기로 마음먹었다”고 했다.
보수 성향 2030은 최근 각 대학교에서 탄핵 반대 시국선언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서울대를 시작으로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성균관대 등에서 탄핵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시국선언을 했다.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가 과거 썼던 ‘스톱 더 스틸(stop the steal: 도둑질을 막으라는 뜻으로 부정선거에 반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음)’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고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다.
정상원 기자 top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