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대신 약현성당 가볼까…'로컬 관광' 키우는 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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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림동 한옥체험장·갤러리 등
'한국인의 삶' 체험 상품 개발
모바일 관광티켓도 시범 운영

서울 중구(구청장 김길성)에서 추천한 길을 따라가자 좁은 골목마다 오감으로 즐길 수 있는 갤러리, 한옥체험업장 등 아기자기한 관광 명소가 즐비했다. 이란에서 왔다는 16만 팔로어의 여행 콘텐츠 인플루언서 헨거메 압둘리(33)는 “지금껏 와본 서울 동네와 너무 다른 풍경에 놀랐지만, 속에 담긴 역사 이야기를 듣고 거리를 둘러보니 이색적이고 새로운 느낌이었다”고 했다.
서울 중구가 자치구 가운데 처음으로 패키지 형태의 모바일 관광 티켓인 ‘서울 중구 투어패스’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투어패스를 통해 구 전체를 하나의 ‘관광 권역’으로 묶겠다는 구상이다. 또 관내 9개 관광 지역으로 나눠 그동안 덜 알려진 중림동, 필동 등 자체 관광 콘텐츠를 발굴해 확산하겠다는 방침이다.
구는 지난해부터 로컬 관광 콘텐츠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2·3 비상계엄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이색 관광 상품 개발을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중구 체육관광과 관계자는 “문화유적지 방문보다 ‘현지 한국인의 삶’을 체험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는 이를 위해 자체적으로 구성한 관광자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핫플레이스를 선정하는 등 관광 코스를 구성하고 있다. 신당동과 황학동, 을지로, 명동, 중림동, 필동, 장충동, 광희동, 소공동, 회현동 등의 주요 관광지는 물론 함께 들으면 좋은 노래, 역사적 배경을 담은 도서와 영화 등의 추천작도 선정하고 있다.
투어패스를 통해서는 방문객이 지역 내에서 더욱 오래 머무를 수 있도록 유도한다. 현재 시범 운영 중인 투어패스는 24시간 동안 구내 19개 가맹점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중구는 가맹점을 지속적으로 모집해 2주마다 업데이트한다는 계획이다. 중구 관계자는 “덕수궁 이용을 위한 협의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추후 시민 반응에 따라 더 높은 가격대 이용도 괜찮다고 판단하면 기후동행카드 등 교통카드와의 통합 이용도 추진할 방침이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