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대형마트 '초유의 사태'에…"리테일 부동산 겨울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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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2위 홈플러스. 회생절차 신청 여파
"부동산 가치 산정 어려움 겪을 가능성"
"리테일 부동산 자산 비중 점차 감소할 것"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달 말 신용평가회사가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강등해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자 회생을 통한 금융권 부채 조정을 결정했다. 서울회생법원은 4일 홈플러스가 신청한 기업회생절차를 받아들여 이날부터 절차를 개시했다.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신용등급 하락으로 운전자금 확보에 빨간불이 켜지자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선 상황에서 상업용 부동산 거래 시장에도 여파가 나타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상업용 부동산에서 마트, 아울렛, 백화점 등은 매각 후 재임대(세일즈 앤 리스백) 거래로 의미 있는 비중을 차지하는데, 홈플러스는 리테일 자산거래의 약 26% 수준"이라며 "이번 이벤트로 한동안 리테일 부동산 거래와 가치 산정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소비 트렌드 변화로 온라인 쇼핑으로 유통 주도권이 넘어간 상황에서 대형마트를 비롯한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 약화를 방증하는 사례란 분석이다.
김용우 CBRE코리아 리테일 총괄 상무는 "리테일은 '운영'이 굉장히 중요한 분야인데 온라인 리테일이 활발해지면서 이미 오프라인 리테일 분야는 매력이 줄어든 상황이었다"며 "홈플러스가 투자 시장에서 우량 임차인으로 꼽혔는데 이번 회생절차를 계기고 리테일 부동산을 더욱 보수적으로 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리테일 부동산 대한 시각이 한층 보수적으로 바뀌겠지만 투자 시장엔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류강민 알스퀘어 리서치센터장은 "이미 투자시장에선 꽤 오래전부터 포트폴리오 조정이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리테일 부동산에 대한 투자 리스크가 컸다 보니 운용사들은 리테일 부동산 비중을 줄이고 다른 영역을 넓혀왔다. 때문에 예상보다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경자 연구원은 "미국은 2010년대부터 리테일 부동산 공급이 급감했고 격렬한 구조조정을 겪어왔다"며 "이에 2025년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서 리테일 자산의 공급은 거의 전무하고 공실은 오히려 전체 업종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내 리테일 부동산 역시 장기적으로 이런 궤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용우 상무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주목하는 부분이 호텔과 물류인데 리테일 부동산을 매수해 호텔과 물류창고 등으로 재개발하는 등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면서 "리테일 부동산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는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금융채권 상환은 유예되나 협력 업체와의 일반적인 상거래 채무는 전액 변제된다. 개시 결정 이후에 이뤄지는 모든 상거래에 대해선 정상적으로 지급 결제가 이뤄지게 되면서 향후 협력 업체와의 거래는 더욱 원활하게 된다. 임직원 급여도 정상적으로 나온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