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들고 여객기 타려던 호주 소년…"폭탄 있다" 위협하더니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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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산탄총을 든 10대 소년이 여객기에 타려다가 승객, 조종사에게 제압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7일(현지시간) AP·AFP 통신과 현지 AAP 통신 등은 전날 오후 호주 남동부 멜버른 인근 애벌론 공항에서 17세 소년이 시드니행 젯스타 여객기에 탑승하려다가 승객 2명·조종사와 격투 끝에 붙잡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소년은 형광 녹색 점퍼 차림에 공구 등을 갖춰 정비사처럼 꾸민 상태였고, 여객기 출입구에서 승무원과 마주쳤다.

승객 배리 클라크는 "승무원의 질문을 받은 소년이 흥분했다"면서 "고개를 들어보니 소년이 가진 산탄총의 총구가 보였다"고 말했다.

프로 복서 출신인 클라크는 총구가 승무원의 가슴을 향해 움직이는 것을 보고 소년 뒤로 몰래 다가가 소년의 손을 비틀고 쓰러뜨려 제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여객기에 약 160명이 타고 있었고, 이 중 클라크와 다른 승객 1명·조종사 등 3명이 소년을 붙잡았다고 밝혔다.

소년의 몸에서 산탄총과 탄약을 찾아낸 경찰은, 그가 사건에 앞서 인근 지역에서 산탄총 두 자루와 소총 한 자루를 훔친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에 따르면 소년은 공항 울타리의 구멍을 통해 활주로에 침입했고, 사건 당시 "내 가방에 폭탄이 있다"고 위협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소년을 항공기 안전 위협, 총기 소지 등의 혐의로 기소하고 정확한 범행 동기를 파악 중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