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OO인 여성작가 3인의 역사소설, 세계를 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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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e] 소심이의 참견3월은 시작의 계절이다.
디아스포라 작가들의 역사소설
계절의 시작이고, 새 학년의 시작이고, 무엇보다 새해 첫날 결심하고 실천하지 못했던 계획을 다시 한번 시작할 수 있는 때이다. 그리고 3.1절. 독립에 대한 한마음을 세계만방에 알리기 시작한 그 시작의 계절이다.

극한의 추위 속에서 굶주림과 싸우며 짐승을 쫓다가 일본군을 구해주는 사냥꾼. 소작농의 딸로 태어나 열 살에 기방에 팔린 옥희, 아버지를 잃고 홀로 경성에 입성해 소매치기 무리를 거느리는 정호, 인력거를 끌면서 야간 학교에 다니는 가난한 고학생 한철. 여기에 월향과 연화 자매. 부잣집 아들로 태어나 유복하게 자란 성수와 성수의 유학 시절 친구로 독립운동을 하는 명보. 일본군 야마다와 이토. 등장인물들은 역사의 흐름 속에 서로 맞닿고 끊어지며 시대에 순응하고 때로는 거부하며 삶을 이어간다.

일제강점기 부산에서 살던 훈이와 양진 부부. 딸 선자. 이후 일본으로 이주한 선자가 낳은 아들과 그 아들에 이르기까지 4대에 걸친 일가족의 이야기이다.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이주했던 선자.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끊임없이 정체성을 강요받은 그의 자손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역사에서조차 외면당했던 재일 조선인들의 삶이 치열하게 전개된다.
<작은 땅의 야수들>과 <파친코>가 작가들의 삶 속에 스며 있던 역사적 경험에서 비롯되었다면, <늑대 사이의 학>은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작은 이야기에 주목한 이야기다. 한국에서 태어나 캐나다에서 자라 토론토대학교에서 역사와 문학을 전공한 허주은 작가의 <늑대 사이의 학>은 1506년 조선을 배경으로 연산군이 폭정과 중종반정을 배경으로 반정을 꿈꾸는 사람들이 연대해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연산군’이 이야기지만 ‘연산군’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주인공인 열일곱 소녀 이슬은 왕에게 잡혀간 언니를 찾겠다는 소명으로 한양으로 오게 되고 연산군이 잡고 싶어 하는 익명의 살인자를 직접 찾아 왕을 만나 언니와 맞교환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게 된다. 하지만 이 살인자를 찾고 있던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있었으니 바로 연산군을 폭정을 멈출 반정을 계획하고 있는 왕자 대현과 그의 협력자들이다. 이슬은 언니를 되찾는 방법은 오직 살인자를 찾는 방법뿐이라는 생각으로 왕자 대현과 함께하게 된다.
소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