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왕이 "美, 탄압하면 단호히 반격"…韓 언급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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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우선 강조하면 정글의 법칙 회귀"
미중 협력 필요성 언급
한반도 관련 언급 없어

왕 주임은 "세계 최대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인 중국과 미국은 이 별에 오래 존재할 것이고, 따라서 평화롭게 공존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중국은 계속해서 중미 관계의 안정적이고 건강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에 힘쓸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이 중국과 함께 양국과 세계에 도움이 되는 올바른 공존의 길을 걷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좀비 마약' 펜타닐 문제 대응 부족을 명분 삼아 중국 겨냥 관세를 인상한 것에 대해선 "미국의 펜타닐 남용은 미국 스스로가 직면·해결해야 할 문제로, 중국은 인도주의 정신에 따라 미국에 각종 도움을 제공했다. 미국은 은혜를 원수로 갚아서는 안 되고, 이유 없이 관세를 높여서는 더욱 안 된다"면서 "이는 책임 있는 대국의 행동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왕 주임은 "미국은 돌아봐야 한다. 당신들이 최근 관세 전쟁과 무역 전쟁에서 얻은 것이 무엇인가. 무역 적자가 확대됐나 축소됐나. 제조업 경쟁력이 올라갔나 내려갔나. 인플레이션이 좋아졌나 나빠졌나"라며 "중미 경제·무역 관계는 상호적이고 대등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행보에 대해서는 "세계에 190여개 국가가 있는데 모든 국가가 자국 우선을 강조하고 힘의 지위에 빠져있다면 이 세계는 정글의 법칙으로 회귀할 것"이라고 했다.
왕 주임은 "서방에는 '영원한 친구는 없고 오직 영원한 이익만이 있다'는 말이 있는데, 중국에서 보면 친구는 응당 영원해야 하고 이익은 응당 공동의 것이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미·러 관계 회복이 중러 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관한 질문에는 "성숙하고 강인하며 안정된 중러 관계는 순간순간 변화하는 게 아니고 제3자의 간섭도 받지 않는다. 혼란한 세계의 상수이지 지정학적 게임의 변수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미국과 러시아 주도로 종전 협상이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선 "한 국가의 안보는 다른 국가의 불안 위에 세워져선 안 된다"며 "공동·종합·협력·지속 가능의 신(新)안보관을 실천해야 유라시아 대륙과 세계의 항구적 안정을 진정 실현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왕 주임은 "중국은 어떤 상황에서 평화유지군을 파견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중일 관계 현안인 수산물 수입 재개 가능성에 대해서는 "당신(기자)이 언급한 일본의 일부 구체적 우려에 대해 중국은 책임지는 태도를 견지하면서 법규에 따라 적절히 처리할 것"이라고 답했다.
중국은 2023년 8월 일본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시작 직후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왕 주임은 이어 일본을 향해 "양심과 신용의 시험에 직면한 일본은 평화헌법 정신을 지키면서 계속 평화 발전의 길을 가야 한다. '대만의 유사 사태가 일본의 유사 사태'라고 주장하는 것보다 대만을 빌미로 일을 내면 일본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임을 명심하는 것이 낫다"고도 했다.
한편 이번 1시간30분가량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왕 주임은 중국 매체들과 러시아·미국·인도네시아·영국·튀르키예·나이지리아·파키스탄·프랑스·일본·브라질·싱가포르·인도 등 외신을 합쳐 모두 21개의 질문을 받았다. 다만 한중관계나 한반도 문제에 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