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기 고정대출 늘린 효과…"금융지주 올해도 최대 실적"

기준금리 하락에도 수익 방어
토허제 해제 등 대출 수요 급증
예대 금리차에 이자 장사 '짭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올린 국내 주요 금융지주가 올해 또 한 번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 과거 고정금리 대출을 늘려놓은 덕분에 금리 인하 국면에도 이자이익을 방어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순이익 전망치 합계는 17조4424억원에 달한다. 역대 최대를 기록한 지난해(16조4205억원)보다 약 6.2% 증가할 전망이다.

4대 금융지주 모두 지난해보다 더 많은 순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처음으로 ‘5조 클럽’에 입성한 KB금융은 올해 순이익이 작년(5조782억원)보다 7.3% 증가한 5조4474억원에 달할 것이란 예상이다. 신한금융도 올해 순이익 4조9614억원을 내며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하나금융(3조9093억원)과 우리금융(3조1243억원)도 지난해 순이익보다 각각 4.6%, 1.2%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금융지주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이자이익은 올해도 증가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은행권은 기준금리 인하에 맞춰 수신금리를 내리는 반면 여신금리는 가계대출 관리 차원에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늘어나면서 이자이익은 더 커지는 추세다.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이자이익은 41조8760억원으로 전년보다 3.1% 증가했다.

올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려도 은행권은 금융당국 지침에 따라 2023~2024년 고정금리 대출을 늘려놓은 덕분에 타격을 덜 받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통상 금리 인하기에는 은행의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한다.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으면 금리 하락기에 NIM이 크게 출렁이지만, 국내 은행이 지난 2년간 다소 높은 수준의 고정금리 대출을 확보해놓은 덕분에 충격을 덜 받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서울 집값이 다시 꿈틀대고 주담대 등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가파른 것도 올해 순이익 확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학기 이사철 등 계절적 수요와 서울 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해제가 맞물리면서 가계대출이 다시 폭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전달 대비 5조원가량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