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권 믿고 들어갔는데"…이천·평택 '미분양 무덤' 되나

경기 평택시 고덕동에 있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경기 평택시 고덕동에 있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경기도 이천이 8개월 연속 미분양관리지역 대상에 포함됐다. 평택 역시 신규로 지정됐다. 이들 지역은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 기대로 이른바 '반세권(반도체+역세권)' 기대감이 컸던 곳이다.

15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3월 미분양관리 지역 선정공고'에 따르면 경기 이천시·평택시, 강원 속초시, 전남 광양시, 경북 경주시 등 전국 5개 지역이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선정됐다.먼저 이천이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된 것은 '미분양 해소 저조'와 그에 따른 '미분양 우려'가 이유다. 지난해 8월부터 미분양관리 지역에 편입된 이천은 미분양 가구수가 1000가구 이상이다.

평택지역은 계속된 '미분양 증가'에 따른 '미분양 해소 저조' 및 '미분양 우려' 등 세 가지 악조건에 모두 해당됐다. 평택은 최근 3개월간 미분양 가구수가 계속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2020년 7월 미분양관리지역에서 벗어난 평택은 약 4년여만에 다시 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국토부 등에 따르면 이천 미분양 주택은 지난 1월 31일 기준으로 1873가구다. 지난해 12월 31일 1911가구, 11월 30일 1600가구 등 미분양해소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평택 미분양 가구수는 지난 1월 31일 기준 6438가구다. 앞서 2024년 12월31일 4071가구, 11월30일 2497가구 등으로 꾸준히 증가 추세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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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아파트가 늘어나면서 집값도 주춤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평택시 고덕동 '고덕국제신도시파라곤에듀포레' 전용면적 84㎡는 지난 1월 5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인 지난해 10월 6억6000만원과 비교하면 8000만원 하락했다. 이천시 증포동 '이천 센트럴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달 5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5월 이뤄진 5억5000만원 거래보다 4000만원 하락했다.

평택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평택은 삼성전자 업황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삼성전자 실적이 부진해 고덕 신도시 부동산 시장도 거래가 줄고 임대 문의도 뜸하다"고 말했다.

한편 평택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공장이 위치해 실수요가 모일 것으로 기대됐던 곳이었다. GTX가 지나면서 수혜가 예상된 지역이기도 하다. 이천은 SK하이닉스 본사와 반도체 공장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실적 저조로 평택 반도체 공장이 일부 가동을 중단하고, 부동산 경기 침체가 영향을 미쳐 지난해부터 가격이 하락하고 미분양 물량이 쌓이는 모습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