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강자 UDC 질주에…삼성 '원천기술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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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UDC 작년 영업익 10%↑LCD(액정표시장치)보다 전력 소모가 적고 화질이 훨씬 선명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는 앞으로도 성장이 기대되는 디스플레이다. 글로벌 점유율만 보면 이 시장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BOE 등 한국과 중국 회사가 주름잡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들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때 뒤에서 조용히 웃는 ‘숨은 강자’는 따로 있다. 미국 유니버설디스플레이(UDC) 얘기다.
매출 90%가 특허 사용료
BOE 등 모든 회사가 로열티
삼성·LG '마지막 기회'인
파란색 발광 소자 개발 사활

특히 매출과 영업이익의 9할은 모두 OLED와 관련한 특허 사용료와 재료 판매 등으로 벌어들였다. OLED는 빨강, 초록, 파랑 등 세 개 발광층을 조합해 색을 만드는데, OLED와 관련한 특허를 6000개 넘게 보유한 UDC는 빨강과 초록 발광 소자에 대한 원천 특허도 가졌다. UDC 특허가 없으면 어떤 기업이든 OLED 패널을 제조할 수 없다는 얘기다. 세계 1위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뿐 아니라 BOE, CSOT, 비전옥스, 텐마 등이 매년 최소 수백억원을 UDC 로열티로 쓰는 이유다. 글로벌 OLED ‘탑 6’인 이들 기업의 점유율을 합하면 세계 OLED 시장의 90%를 훌쩍 넘어선다. 세계에서 OLED를 판매한 돈의 일부가 UDC로 갈 수밖에 없다.
업계에선 이들 기업이 내는 로열티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부터 TV뿐 아니라 스마트폰, 노트북, 모니터, 태블릿PC에 OLED 적용이 본격화돼서다. 지난해 스마트폰엔 OLED가 LCD보다 처음으로 더 많이 들어갈 정도로 OLED는 대세가 됐다. 인공지능(AI)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전력 소모가 현저히 적은 OLED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은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마지막 남은 OLED 핵심 기술’인 파란색 발광 소자 개발에 사활을 걸었다. 발광 효율이 100%인 빨강, 초록과 달리 파랑은 발광 효율이 25%에 그친다. 지금까지 파란색 OLED 소자(인광 방식) 상용화에 성공한 기업은 없다. UDC도 지난해 청색 소자 양산에 들어가겠다고 밝혔지만 시기가 늦춰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UDC와 파란색 소자 개발을 공동으로 진행하는 한편 2022년 파란색 OLED를 개발해 온 독일 사이노라를 인수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