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전 열자 백화점 매출 쑥…롯데 '협업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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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뮤지엄, 희귀 보석 전시회롯데뮤지엄은 작년 12월 보석 전시회(사진)를 열었다. 세계적 보석 수집가 아리카와 가즈미의 소장품 200여 점을 선보였다. 주로 난해한 현대미술을 전시하던 롯데뮤지엄이 콘셉트를 완전히 바꾸는 시도를 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지난 16일 종료된 보석전은 방문객이 평소 전시회 대비 60% 이상 많았다. 롯데백화점 명품관 보석 매출도 크게 뛰었다. 롯데 내부에선 “롯데뮤지엄이 처음으로 회사 매출에 제대로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백화점 명품관 매출 55% 뛰어
호텔, 롯데월드 연결통로 개설
매일 오픈런…패키지상품 35%↑
베트남 웨스트레이크 흥행 후
신동빈 "계열사 간 협업" 강조

롯데호텔과 롯데월드 어드벤처 간 협업도 파급력이 컸다. 작년 초 롯데호텔 월드점은 테마파크인 롯데월드로 곧바로 갈 수 있는 연결 통로를 뚫었다. 롯데호텔 월드점 패키지 상품을 구매한 사람은 이 연결 통로를 통해 곧바로 롯데월드로 들어갈 수 있게 했다. 개장 시간보다 15분 먼저 입장하는 혜택이었다. 롯데월드에선 인기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거의 매일 ‘오픈런’이 벌어진다. 우선 입장을 허용해 긴 줄을 피할 수 있게 되자 아이를 동반한 부모들이 열광했다. 롯데호텔이 초도물량으로 준비한 입장권 6만 장은 순식간에 다 팔렸다. 호텔 측은 부랴부랴 2만 장을 추가로 주문해 예약 주문을 맞췄다. 지난해 이 패키지 상품 판매는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유통 계열사 간 협업 사례도 나오고 있다. 롯데하이마트가 롯데홈쇼핑을 통해 작년 12월 자체브랜드(PB) 하이메이드 김치냉장고를 판매한 게 대표적이다. 상품 판매를 놓고 경쟁 관계인 유통 계열사 간 협업은 이례적이다. 한 시간 방송에서 평소 롯데하이마트 PB 김치냉장고 한 달 치 판매량(약 1000대)의 절반 수준인 530여 대가 팔려나갔다. 롯데홈쇼핑은 롯데백화점과도 협업 중이다. 한 달에 두 번 롯데백화점 잠실점을 방문해 쇼호스트가 실시간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한다. 백화점에 갈 시간이 없는 사람이 주요 타깃이다. 이 방송 시청자는 평소 대비 평균 30% 이상, 상품 조회 수는 60% 이상 늘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계열사 간 협업을 독려해왔다. 특히 롯데가 2023년 베트남 하노이에 세운 초대형 복합쇼핑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를 성공시키자 그룹 내부에선 협업을 더 중시하는 분위기다. 신 회장이 웨스트레이크의 성공 원인으로 롯데쇼핑, 롯데호텔 등 계열사 간 협업을 꼽았기 때문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