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무료' 메리츠증권, 해외주식 거래액 폭증

지난달 10조…8개월 새 83배로
업계 5위…"年 500억 적자 감수"
파격적으로 ‘주식거래 수수료 제로’를 내세운 메리츠증권이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온라인 계좌 고객이 4개월 만에 4배 이상 늘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지난달 기준 해외 주식 거래대금은 총 10조8000억원으로, 작년 6월(1300억원) 대비 83배 급증했다. 작년 6월엔 상위 10대 증권사 순위에 끼지 못했지만 지난달 업계 5위로 올라섰다. 국내 주식 거래대금도 같은 기간 4조19억원에서 8조38억원으로 두 배 불어났다.

메리츠증권의 주식 거래대금이 폭증한 것은 작년 11월 도입한 수수료 무료 방침 덕분이다. 온라인 전용계좌 ‘수퍼365’에 한해 내년 12월까지 거래 수수료 및 환전수수료를 받지 않는 게 골자다. 미국 주식을 매도할 때 납부하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및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수수료도 회사가 부담한다.

고객 예탁 자산은 거의 3주일에 1조원꼴로 늘고 있다는 게 메리츠증권 쪽 얘기다. 무료화 방침 직전 9300억원이던 예탁 자산은 지난달 5조원을 돌파했다. 2만3000명에 그치던 계좌 이용 고객은 10만 명 이상으로 불었다.

다만 수수료 무료 이후 메리츠증권의 비용 부담은 눈덩이처럼 늘고 있다. 메리츠증권 고위 관계자는 “계좌 거래수수료 부문에서 연간 약 500억원씩 적자가 나고 있으나 중단할 계획이 전혀 없다”며 “리테일 부문 선두 주자로 발돋움하기 위한 장기 투자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경쟁사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다만 비용 때문에 쉽게 맞불을 놓지 못하는 처지다. 장기간 주식거래 강자였던 키움증권은 자사 고객이 다른 증권사로 해외 주식을 이전할 때 지원하던 온라인 서비스를 올해 초 중단했다.

선한결/조아라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