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진핑,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美 방문"

WSJ, 6월 중순에 두 정상 "생일 정상회담" 논의 보도
성사 땐 트럼프 대중정책 기조 유화적으로 변경 계기 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당시 국가주석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당시 국가주석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늘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방문할 거라고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언제라는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6월 정도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과 중국 정부 관료들은 두 정상이 모두 6월 중순에 생일을 맞이한다면서 이들이 일종의 ‘생일 정상회담’을 하는 것이 어떠냐는 논의를 했다는 건데요. 다만 이런 계획이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두 사람이 만나게 된다면 이는 앞으로 트럼프 정부 4년 간 대중 정책의 기조를 확인할 수 있는 중대한 순간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높은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했지만, 실제로는 기존 관세에 10%씩 관세를 높여가는 방식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관세부과 이유로 펜타닐 유입을 지목했는데요. 관세로 인해 중국과의 관계가 과도하게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대목입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차례 시진핑 주석을 만날 것이고, 핵 군축 문제 등도 상의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왔습니다.

중국 측에서도 즉각 추가관세에 대한 보복조치를 발표하고 비난 성명을 냈지만, 본격적으로 미국에 타격을 주거나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완전히 거스를 만한 정도의 비판을 하지는 않으면서 상황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단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두 나라가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식화된 것인데요. 회담이 열리기 전까지 두 나라 간의 경제, 정치, 외교, 안보 등 여러 쟁점에 대한 치열한 협상이 물밑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은 미국과 중국 간에 정상 소통이 진행되면 지금까지 강경모드 일변도로 달려왔던 미국의 관세정책이 어느 정도 합리적인 수준에서 멈출 가능성이 생긴 것입니다. 또 생일 정상회담이라는 표현에서 볼 수 있듯이 이 회담이 겉으로는 매우 우호적이고 긍정적인 톤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양국 간 우호관계를 강조하는 조치가 나올 여지가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향후 트럼프 정부의 대중정책 기조가 상당히 지금까지와 달라진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나라 정상들과의 회담 과정에서 관세에 대한 유예 조치를 고려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은 영국 총리 뿐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에 너무 과도한 기대를 해서는 안 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또 회담에 관해 현재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언급만 있었기 때문에 실제로 회담이 성사될 것인지부터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