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깜짝 급등' 삼성전자, 오늘 더 오를까…증권가 시각은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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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가 17일 5.3% 급등
외국인 하루 5000억 순매수
"D램 사업 체질 개선 없으면 박스권 등락"
"파운드리 대형 수주 등 이뤄져야 추세 상승"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5만4700원) 대비 5.3% 오른 5만7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삼성전자가 1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 이후인 지난해 11월18일(5.98%)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오랜만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매수세를 보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순매수한 1위 종목은 삼성전자(4950억원)다. 기관도 삼성전자(2290억원)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최근 6개월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17조9901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은 여러 기대 심리가 작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우선 이날부터 나흘간 열리는 엔비디아 개발자 콘퍼런스(GTC 2025)에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관련해 협력 가능성 등을 언급할 것이란 기대가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앞서 젠슨 황은 지난해 GTC 행사에서 직접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삼성전자 HBM 제품에 '젠슨 승인'이라는 친필 사인을 남겼다. 이후 여러 공식 석상에서도 "삼성전자의 HBM을 테스트하고 있으며 기대가 크다"는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올해도 삼성전자는 부스를 차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개선 모멘텀에 이어 이번주 예정된 엔비디아의 GTC 2025 행사에 대한 기대감이 유입돼 삼성전자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실적을 지탱하고 있는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 현물가격이 바닥을 치고 상승 전환했다는 점도 기대를 자극하는 요인이다.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13일 범용 D램 DDR4 8Gb 제품 평균 현물 거래 가격은 1.466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7일(1.442달러)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최신 D램인 DDR5 D램 현물 가격도 오름세다. 지난 13일 16Gb DDR5 현물가는 5.068달러를 기록했다. 한 달 전보다 6% 이상 올랐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메모리 업체들은 1분기 업황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으로 출하를 줄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물 가격이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특히 기대감이 없던 낸드 또한 샌디스크와 YMTC의 가격 인상 소식이 보도될 정도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지난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0.7% 하락했지만 메모리 업체들은 대부분 6~7% 정도 주가가 상승한 점도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라고 부연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신 D램인 DDR5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낸드 가격 인상도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딥시크와 중국 이구환신(以舊換新·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 지원하는 정책) 이후 수요가 증가했고 관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업체들이 반도체를 선제적으로 쌓아두는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증권가에선 향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 지속 여부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내놓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과 자사주 소각 등을 감안할 때 추가 하락 위험은 낮지만 D램 사업의 체질 개선이 확인되지 않으면 주가 재평가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HPC용 반도체의 본원적 경쟁력 상승이 확인되지 못할 경우 박스권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평가했다.서승연 DB금융투자 연구원도 "최근 1년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2배로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다"며 "다만 추세적인 상승을 위해선 파운드리 대형 수주, 주요 그래픽처리장치(GPU) 고객사항인 1cnm 기반 HMB4 선제 공급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